에스프레소와 디저트
‘에스프레소와 티라미수’. 이탈리아에선 가장 흔한 디저트다. 일종의 ‘국룰’이랄까. 아무리 늦은 밤 식사가 끝나도 에스프레소와 티라미수를 먹지 않으면, 식사를 마친 게 아니다. ‘나를 들어 올리다’라는 뜻처럼 티라미수는 사람의 기분을 붕 뜨게 하는 매력이 있다.
에스프레소와 잘 어울리는 것은 특유의 부드러움 때문. 수분이 풍부한 아메리카노는 쿠키, 케이크 등 다소 퍽퍽한 질감의 디저트와 상호 보완하지만, 진하고 양이 적은 에스프레소는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 없어지는 디저트가 어울린다. 대표적인 것이 부드러운 초콜릿. 에스프레소의 고향인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200년 넘게 영업을 하고 있는 코바 카페에서도 에스프레소를 시키면 초콜릿을 함께 준다. 한국에서도 에스프레소를 시키면 초콜릿을 내주는 곳이 꽤 있다. 에스프레소 자체의 초콜릿 향이 진짜 초콜릿을 만나면서 더욱 살아난다.
초콜릿이 기본이라면 티라미수는 ‘특별 옵션’이다. 혀 위에서 녹아 어느새 사라진 달콤한 흔적을 깔끔한 에스프레소가 마무리해준다. 티라미수는 에스프레소를 중요한 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에스프레소와 비슷한 맛이라고 봐도 된다. 그 둘이 만나 맛의 상승 작용을 불러오는 것.
디저트 가운데 만들기도 무척 쉬워서, 난이도 최하위에 해당한다. 이 까닭에 만약 티라미수가 메뉴에 없다면 그 식당이 진짜 이탈리안 레스토랑인지 의심해봐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
이탈리아 밀라노 코바 카페의 에스프레소와 초콜릿. 이정국 기자
디저트숍 레종데트르의 노가영 셰프는 “티라미수는 대표적인 가정용 디저트라 만들기도 무척 쉽다. 이탈리아 크림치즈인 마스카르포네의 부드러움, 에스프레소의 풍미, 쌉싸름한 카카오 파우더가 어우러진 매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노가영 셰프가 전하는 전통 티라미수 레시피.
△재료
달걀노른자 1개(20g 기준), 설탕 20g, 마스카르포네 치즈 100g, 생크림 100g, 사보이아르디(손가락 모양의 이탈리아 쿠키. 인터넷에서 쉽게 살 수 있으나 다른 쿠키나 빵으로도 대체 가능), 에스프레소, 카카오 파우더
△조리법
①사보이아르디에 에스프레소를 듬뿍 부어 12시간 이상 재운다. 핵심 재료. ②달걀노른자와 설탕을 고루 잘 섞은 뒤 이를 마스카르포네와 섞는다. ③단단하게 휘핑한 생크림을 넣고 다시 섞는다. ④용기(컵 등) 바닥에 재워둔 사보이아르디를 깔고, 그 위를 ③으로 두툼하게 덮는다. 이를 두번 반복해 2층을 만든다. ⑤작은 체를 이용해 카카오 파우더를 촘촘하게 뿌린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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