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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올리브, 이제 조연 아닌 당당한 주연!

등록 2021-08-13 09:14수정 2021-08-13 09:31

와인 안주로, 건강식으로 뜨는 올리브
꽃향기, 풀 내음, 매캐하게 쏘는 맛
한식·디저트와도 의외로 ‘환상 케미’
다양한 종류의 올리브. 맛있는책방 제공
다양한 종류의 올리브. 맛있는책방 제공

“와인처럼 혀를 굴리면서 한번 맛을 느껴보세요.” 탄산수로 입을 헹궈가며 앞에 놓인 올리브유를 차례로 한모금씩 마셨다. 어떤 것은 짙은 풀 향기가 나며, 어떤 것은 버터를 머금은 듯 녹진했고, 어떤 것은 끝에 톡 쏘는 매운 향이 다른 느낌을 압도했다.

지난달 28일, 책 〈모두의 올리브〉를 펴낸 정리나 셰프의 서울 서초동 쿠킹 스튜디오 ‘리나스테이블’에서 다양한 종류의 올리브와 올리브유를 활용한 요리를 맛보고 올리브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정 셰프는 좋아하는 올리브의 산지를 찾아가 공부할 정도로 올리브에 푹 빠진 마니아다.

<모두의 올리브〉가 올리브 ‘덕후’ 요리사가 펴낸 올리브 요리책이라면 지난봄 개정판이 출간된 〈피자 위에 까만 거? 맞아요, 그 올리브!〉는 만만찮은 올리브 마니아 직장인이 펴낸 올리브에 관한 모든 것이다. 긍정연 작가는 2017년 일본 도쿄 여행 중 올리브에 빠져들었다. 고소하고 단단한 과육과 함께 느껴졌던 신선한 내음이 여느 때 먹은 것과 달랐다고 한다. 이후 맛있는 올리브를 찾아 헤매며 차곡차곡 쌓은 정보를 책으로 펴냈다. 이들을 사로잡은 올리브의 매력은 무엇일까.

올리브 절임. 긍정연 제공
올리브 절임. 긍정연 제공

올리브유와 올리브는 식재료로 누구에게나 널리 알려졌지만, 여전히 건강식 재료 혹은 샐러드 드레싱 정도로만 인식된다. 하지만 최근 와인 열풍과 코로나 ‘홈쿡’ 바람으로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질 좋은 올리브 제품이 다양해졌다. 식품 온라인몰 마켓컬리에 따르면 올 1~7월 올리브 관련 상품군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0% 증가했다. 이 가운데 올리브유는 43%, 올리브에 각종 향신료를 더해 만든 소스나 스프레드의 판매량은 69% 늘었다. 이탈리아 오일 브랜드 올리타리아 김관호 한국지사장은 “올리브 인기 현상은 지난해 후반부터 시작됐다. 코로나 장기화로 집밥을 먹는 횟수가 늘고 이에 따라 고급 식재료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식과도 잘 어울리는 올리브. 올리브 솥밥. 맛있는책방 제공
한식과도 잘 어울리는 올리브. 올리브 솥밥. 맛있는책방 제공

어떻게 먹어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정 셰프는 성격이 다른 두 종류의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구비해두고 요리에 활용하길 권했다. 예컨대 꽃향기가 두드러지는 올리브유는 과일샐러드나 부드러운 치즈와 잘 어울리고 매캐한 맛이 톡 쏘는 올리브유는 고기 요리에 쓰면 좋다. 기름진 고기에 올리브유를 더하면 어쩐지 더 느끼할 것 같지만 경쾌한 풀 향기가 느끼함을 잡아낸다. 비슷한 원리로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과도 궁합이 좋다. 고기 요리에 참기름장과 함께 올리브유 소금장을 곁들이고, 아이스크림에 올리브유 한숟갈을 더해보자. 새로운 맛의 세계가 열린다.

병조림 형태로 판매되는 올리브 과육의 경우 올리브유만큼 대중적이진 않다. 하지만 피자 위에 올려진 뜨뜻하고 물컹한 질감의 타이어 모양 올리브 조각이 올리브의 전부는 아니란 사실을 기억해두자. 올리브 생과는 유통 과정에서 금방 상하는데다 쓴맛이 나기 때문에 소금물이나 알칼리 용액에 절이는 과정인 ‘큐어링’을 거쳐 판매된다. 소금물에 담긴 올리브는 찬물에 한번 헹궈 먹는 게 좋다. 헹군 올리브를 올리브유에 자작하게 절여두면 맛과 향이 더욱 살아난다.

올리브를 얹은 파스타. 긍정연 제공
올리브를 얹은 파스타. 긍정연 제공

요즘 제철인 복숭아나 포도가 품종이나 생산지에 따라 맛과 향이 다르듯 올리브 또한 종류에 따라 고유한 맛이 있다. 와인과 잘 어울리는 음식을 연결지어 먹는 것처럼, 올리브도 비슷한 재미가 있다.

마트에서 올리브를 발견한다면 라벨을 잘 살펴보자. 카스텔베트라노라고 쓰여 있다면 버터처럼 부드럽고 순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올리브다. 파스타나 샌드위치에 잘 어울린다. 과육이 크고 아삭한 체리뇰라는 올리브 자체의 맛을 즐기기에 좋다. 만사니야는 단단한 식감에 견과류 향이 나 고기와 잘 어울린다. 과실 향이 풍부한 칼라마타는 피자 토핑으로 가장 자주 만나는 품종이다. 이 외에도 복숭아 향이 나는 오히블랑카, 바닐라 향이 나는 뤼크 등 종류가 다양하다.

입추가 지나며 더운 기운이 조금 누그러든 요즘, 차가운 화이트와인에 올리브 몇알로 잠시 지중해 마을 어딘가로 다녀오는 건 어떨까.

올리브유를 뿌린 아이스크림. 맛있는책방 제공
올리브유를 뿌린 아이스크림. 맛있는책방 제공

샐러드에 뿌리는 것이 올리브의 전부는 아니다. 피자 위 토핑만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도 아니다. 풀향, 꽃향, 목을 탁 치는 매캐한 향이 오묘한 올리브유는 복잡미묘한 향이 의외로 여러 재료와 조화롭게 어울린다. 쌉쌀하고 짭조름하게 절여 먹는 올리브 열매 또한 마찬가지다. 올리브 마니아인 정리나 셰프, 긍정연 작가에게 이 계절 가장 잘 어울리는 올리브 활용법을 들었다.

그릭요거트 볼, 셰프의 킥은?

①꾸덕꾸덕한 질감의 그릭요거트에 살구, 복숭아, 자두와 같은 여름 과일을 얹고 피칸, 호박씨, 아몬드 등 견과류를 넣는다.

②꿀을 뿌리고 마지막에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살짝 뿌리면 없던 입맛도 되살아난다.

셰프의 팁: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는 신선한 풀향으로 유제품의 무거움을 살짝 가라앉혀 맛을 한층 고급스럽게 바꿔준다. 그릭요거트 대신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활용하면 고급 디저트가 된다. 소금 약간, 다진 피칸, 바질, 라즈베리 등을 섞은 뒤 올리브유를 한 큰술 넣어보자. 기름을 넣으면 더 느끼해지지 않냐고? 절대 아니다. 마법의 한 방울 같은 역할을 하니 강력 추천!

이열치열, 매콤한 올리브 절임

①페페론치노(매운 서양고추), 없다면 고춧가루와 로즈메리, 마늘을 프라이팬에 넣고 올리브유를 자작하게 부어준 뒤 약한 불에 끓인다. 이때 마늘은 칼로 내려쳐 으깨면 양념이 깊게 배어 좋다.

②물에 담가 짠맛을 줄인 올리브와 허브를 병에 담고 식힌 기름을 부어준다. 담백한 빵에 곁들여도 맛있다.

셰프의 팁: 이외에도 치즈, 말린 토마토, 베이컨 등 올리브와 어울리는 다양한 재료를 섞어 올리브유를 부어두기만 해도 요리가 된다. 오렌지 등 상큼한 과일, 발사믹 식초와 버무려도 의외로 잘 어울린다. 자신만의 올리브 절임을 만들어보자.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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