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끝까지 판다>. SBS 유튜브 갈무리
<에스비에스>(SBS) 유튜브 채널 ‘끝까지 판다’ 제작진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도하고, 사건 본질과 무관한 언급을 해 피해자에게 큰 고통을 줬다”며 정준영 불법촬영 피해자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관련 영상을 삭제했다.
유튜브 채널 ‘끝까지 판다’ 제작진은 27일 게재한 ‘사과 및 정정보도문’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피해자가 동영상 유출에 대한 두려움 및 정신적 고통으로 인하여 고소를 하였으나 유명인과의 장기 소송으로 인한 부담감 등의 문제로 숙고 끝에 고소를 취하하였음을 확인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의 보도 및 사건의 본질과 무관한 피해자에 대한 언급으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큰 고통을 드리게 되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2019년 12월 ‘끝까지 판다’ 제작진은 ‘정준영 단톡방, 정말 갈 데까지 갔구나’라는 제목의 유튜브 동영상을 올렸다. ‘버닝썬’ 사건 취재 후일담을 전하는 형식의 이 영상에서 출연자인 <에스비에스> 강청완, 최고운 기자는 “(정준영이) 연락을 끊자 (피해자가 불법촬영) 문제를 제기하고, 다시 사귀는 것처럼 하여 고소를 취하했다” “피해자가 정준영 집에 찾아가니 정준영이 매니저를 통해 이 여성을 치우라고 했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정준영 불법촬영 피해자는 지난달 <한겨레>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첫번째 언급은 사실관계가 다르고, 두번째 언급은 가해자의 악랄함을 강조하기 위해 불필요하게 피해자를 모욕한 것”이라며 해당 영상을 비판했다. 지난 5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성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변화를 촉구합니다. 더 이상의 2차가해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려 포털 성범죄 기사 댓글난 삭제와 함께 ‘끝까지 판다’ 제작진 징계를 요구하기도 했다. 해당 청원은 28일 오전 11시 현재 3만168명의 동의를 받았다.
ㄱ씨는 5일 청와대 게시판에 포털 성범죄 기사 댓글난 폐지 등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갈무리.
‘끝까지 판다’ 제작진은 피해자가 2차 가해로 지목한 영상을 통째로 삭제했다. 제작진은 사과문에서 “사건과 관련 없는 피해자의 사후 행동 등을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고 해당 보도가 피해자에게 고통이 된다는 점을 엄중히 깨달아 사실과 다른 부분을 정정하는 절차 대신 관련 영상을 모두 삭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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