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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서지현 검사 ‘미투’ 이후 성폭력 피해상담 23.5% 늘었다”

등록 2018-03-08 10:24수정 2018-03-08 10:33

‘2017년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상담통계 분석’ 발표
지난해 상담 건수 3040건 중 초기상담 2055건 분석
“전체 성폭력 피해 85% 아는 사람에 의해서 발생”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 1월 29일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을 폭로한 뒤, 성폭력 피해상담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단법인 한국여성의전화는 8일 “1월 30일부터 3월 6일까지 성폭력 피해 관련 초기상담은 100건으로 늘었다”며 “이번 ‘미투’ 캠페인이 가해자가 소위 유명인인 사례나 언론 보도를 통한 고발에만 국한된 것이 결코 아님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실제로 상담 100건 중 28건에서 ‘미투’ 캠페인이 직접적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구체적으로 ‘미투’ 캠페인을 통해 용기를 얻었다거나 피해 경험이 상기돼 말하기를 결심했다는 사례가 많았다. ‘이대로 두면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길 것 같아서’, ‘이제는 그 일이 성폭력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라는 언급도 있었다”고 밝혔다. 상담을 의뢰한 이들은 대다수 가해자의 사과나 법적 대응절차에서 도움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의전화는 또 이날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2017년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상담통계 분석-성폭력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상담 건수 3040건 중 초기상담 2055건을 심층 분석한 이 보고서를 보면, 성폭력 피해상담 비율이 29.5%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가정폭력(28.1%), 데이트폭력(13.8%), 스토킹(8.8%)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가정폭력 상담 사례 중에서도 성폭력을 함께 경험한 사례는 15.6%, 스토킹을 함께 경험한 사례는 5.4%로 집계됐다. 데이트폭력 상담 사례 중 성폭력이 동반된 경우는 50.6%였으며 스토킹을 함께 경험한 사례는 31%였다.

피해자가 여성이면서 가해자가 남성인 사례는 전체 상담 건수의 94.9%였다. 성폭력 피·가해자 관계분포를 살펴보면, 직장 관계자가 24.4%(212건)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전·현 애인, 데이트 상대자 등이 23.7%(206건), 다음으로 친족 및 전·현 배우자가 14.8%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전체 성폭력 피해의 85%가 피해자와 아는 사람에 의해서 발생했다”며 “이는 성폭력이 낯선 사람, 일부 병리적 개인에 의해서 발생한다는 통념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성폭력 피해 중 33.9%가 강간, 성추행이었으며, 성적 모욕·비난·의심이 14.9%를 차지했다. 이밖에 스토킹을 동반한 성폭력, 카메라 등을 이용한 불법촬영, SNS를 이용한 개인정보 유출, 피임 거부 및 강제 질 내 사정, 낙태 강요, 성병 감염 등의 사례도 있었다.

성폭력 피해 중 2차 피해 경험이 드러난 사례는 19.3%였다. 이들이 경험한 피해는 특히 ‘피·가해자의 주변인과 가족’으로부터 발생한 경우가 44.5%에 달했다. ‘직장’은 18%, ‘경찰·검찰·법원’은 17.5%였다. 한국여성의전화 쪽은 “주변인과 가족들은 ‘네가 참아라’, ‘없던 일로 하라’며 사건을 은폐, 외면하는 사례가 많았다. 직장에선 사건처리 과정에서 회사가 가해자의 실명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고소하거나 고용주가 검찰 기소 전 신고를 철회하라고 강요, 협박했거나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아 피해가 가중된 사례 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또 “지난해 지원했던 ‘역고소’ 피해 사례는 18건인데 이 중 16건은 가해자가 고소한 사례”라며 “가해자에게 ‘매뉴얼’처럼 자리 잡은 역고소로 인해 피해자는 정서적·경제적 피해뿐 아니라 성폭력 피해 자체가 부정되는 극심한 고통에 놓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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