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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미투’에 뜨거운 응원…배우 최희서·김지우 “위드유”

등록 2018-02-22 14:54수정 2018-02-22 22:35

배우 최희서·김지우 등 SNS에 지지·경험담 올려
서울예대 총학생회 “오태석 해임·퇴출” 요구
연극애호가들, 25일에 미투 지지 집회
인스타그램 갈무리
인스타그램 갈무리
“적어도 우리 후배들이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근 휘몰아치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열풍에는 앞으로 문화예술계를 이끌 이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바람이 깔려있다. 용기를 낸 피해자들의 간절함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관련 분야 관계자 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연대와 동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영화 <박열>에서 가네코 후미코 역으로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최희서씨는 ‘#Me Too #With You’(미투 위드유)라는 해시태그를 적은 손바닥 사진을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스엔에스)에 올렸다. 그는 “(성추행 관련 이야기를) 수년 전 지인들로부터 들었지만, ‘미쳤나봐 진짜야’ 정도로 반응하고는 남 이야기로 잊어버린 제 자신이 부끄럽다”며 “미투 운동에 대해 응원의 목소리를 싣지 못한 점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는 에스엔에스에 “손바닥에 적은 몇 글자와 포스팅 클릭 한번으로 세상을 바꿀 순 없지만, 작고 힘찬 파장이 기자회견과 청와대 국민청원으로까지 이어졌다”며 “나 또한 지금이라도 동참하고 싶은 마음에 글을 올린다”고 밝혔다.

배우 김지우씨도 에스엔에스에 ‘ME TOO’(미투)라고 쓴 손바닥 사진을 올리며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17살 때부터 방송 일을 시작하면서 오디션에 갈 때마다 혹은 현장에서 회식 자리에서 당연하듯이 내뱉던 남자·여자 할 것 없는 ‘어른’들의 성폭력을 들으면서도 무뎌져 온 나 자신을 36살이 된 지금에야 깨닫게 되었다”며 “이제 ‘어른’이 된 입장에서 이런 일들에 무뎌지게 되어버리는 상황까지 가는 세상이 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깊어진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엠비시탤런트극단 배우들도 22일 연극 <쥐덫> 공연 직전 무대에 올라 #미투 #위드유 지지를 선언해 박수를 받았다. 이들은 곧 지지 영상도 찍어 공개할 예정이다.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는 이유였던 ‘후배들’도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예술대학교 총학생회는 21일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예대 교수인 오태석 극단 목화레퍼터리컴퍼니 대표의 해임·퇴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총학생회는 총장과 대학본부에 “오 교수에 대한 교수직 해임과 학교에서의 퇴출, 그리고 피해자들에 대한 공개적 사과를 요청한다”며 “천인공노할 오 교수 사건으로 학생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빠른 후속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오태석 연출이 지휘한 연극 <템페스트>의 페루 공연이 그대로 진행되는 등 문화예술계 어떤 기관도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박주희 연극평론가는 “학생들이 스스로 목소리는 내며 어떤 협회보다도 더 발빠른 대처를 하는 걸 보고 놀랐다”며 “서울예대 총학생회 등 이렇게 젊은 세대가 빠르게 성명서를 내고 목소리를 낼 때 소위 말하는 어른들이 함께 지지해주는 모습을 보여줘야 아직 숨어있는 피해자들이 더 용기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민기의 성추행을 고발한 이들 역시 학생들이었다. 논란이 일자 예술경영지원센터는 22일 밤 보도자료를 내어 “극단 목화의 페루 리마 공연예술축제(28일~3월1일) 참가와 관련해 오태석씨가 동행하지 않는 조건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앞서 페루 축제에 참가하는 극단 목화와 오 연출의 항공료를 지원할 예정이었다.

연극과 뮤지컬을 사랑하는 모임인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는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위드유집회’를 25일 연다. 연뮤갤 운영자는 갤러리에 공지를 내고 “2월25일 연극뮤지컬관객 위드유집회 허가를 받았다”며 “마로니에 공원 앞 인도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도 뜨겁다. “2008년부터 2009년초까지 대학로 Xxx홀에서 지냈던 신인 개그맨”이라는 한 누리꾼은 22일 “나는 남자이기에 성희롱은 안 당했다”면서도 “여자 개그맨들이 성희롱에 엄청 시달렸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너 찌찌 색깔은 뭐야?' 이딴 농담을 아무렇지 않게 던지고 강해야 살아남는다고 믿던 여자 신인 개그맨들은 '갈색인데요'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받아쳐야만 했다”며 “당시에는 개그맨에 대한 꿈이 너무 컸기에 성희롱적인 발언, 폭행 등을 당연하게 버텨야 하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잘못된 건 밝혀야 된다고 생각에 글을 남긴다”고 적었다. 앞서 21일에는 ‘배우 조민기의 대학생 제자들 성추행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박주희 연극평론가는 “나도 모르게 폭력을 행한 건 아닌지, 내가 평소 무심코 하는 말이 성희롱은 아닌지 돌아보면서 나 스스로 변하고 그게 변하면서 사회가 변하고 그런 일을 하는 사람에 대해 더이상 방관하지 않는 세상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작가회의는 다음달 10일 이사회를 열어 성폭력에 연루된 고은 시인,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의 징계안을 상정 및 처리하기로 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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