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을 나흘 앞둔 지난 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완구 코너에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요괴워치’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내걸려 있다. 지난해 성탄절을 앞두고는 ‘파워레인저 티라노킹’이 ‘장난감 대란’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를 끌어 물건을 구하려는 부모들이 진땀을 흘렸다. 연합뉴스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 헬로 카봇, 요괴 워치, 터닝 메카드…. 취학 전후 연령대의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드라마·애니메이션 이름이자 캐릭터 장난감 이름들이다. 아들을 키우는 부모라면, 이 이름들을 듣는 순간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갈 것이다. 남아 완구의 유행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는데다 관련 상품이 쏟아지면서 아이들의 장난감 조르기와 떼쓰기도 덩달아 늘고 있기 때문이다.
눈 뜨면 바뀌는 로봇 유행…부모들 한숨
지난해 말 품귀 현상으로 한때 인터넷에서 실제 가격보다 2~3배 높게 거래되던 로봇 다이노포스 티라노킹의 인기는 금방 시들해졌다. 당시 중고 시장에서 웃돈까지 주며 공룡 로봇을 사서 7살 아들에게 선물한 김아무개(40·서울 마포구)씨는 “고작 한두달 놀고 또 다른 로봇을 사달라는 아들을 보면서 허탈했다”고 고백했다.
변아무개(36·서울 서대문구)씨도 6살 아들의 ‘로봇 사랑’ 때문에 한숨을 쉬었다. 또봇과 카봇에 이어 최근 아들이 푹 빠진 로봇은 터닝 메카드다. 변씨는 “방송을 보여주지 않는데도 아들이 어린이집에서 친구들에게 듣고 와서 로봇을 사달라고 조른다”며 “한달 새 벌써 7개를 샀는데 아이의 관심은 벌써 시들해졌다”고 전했다. 변씨는 “장난감의 유행이 너무 빨라 안 사주고 싶은데, 남자아이들은 역할놀이도 로봇 중심으로 하고 로봇을 잘 알아야만 또래들과 놀 수 있어 울며 겨자 먹기로 사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마트의 올해 1~5월 완구 매출 순위를 보면, 3월과 4월 1위를 차지하던 요괴 워치의 인기는 5월 들어 수그러들고, 터닝 메카드와 펜타스톰이 완구 매출 상위권을 싹쓸이하고 있다.
하루가 멀게 쏟아지는 로봇 장난감에
취학 전후 남아 떼 늘어 부모들 한숨
‘힘의 욕구’ 가진 아들 당연한 욕망
완구업체 상술로 남아 욕구 더 자극
여아·남아 다른 특성 제대로 알고
절제력·만족지연능력 가르쳐야 남아들은 왜 로봇에 열광하나? 남아들이 이처럼 로봇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남아들이 고유한 특성이 있어서 로봇·자동차·기차를 선호한다고 설명한다. 남아들은 여아보다 만지고 잡고 던지고 뛰어내리는 등 신체놀이를 더 좋아한다. 특히 남아들은 여아들보다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이 몸에서 더 많이 분비돼 훨씬 공격적인 성향을 띤다. 임상심리 전문가이자 <아들 대화법> 저자인 박혜원 연우심리상담소 소장은 “아들들은 힘세고 이기는 대상을 동경하는데, 힘센 로봇이 나서서 악당을 무찌르고 이기는 장면을 보면 아들들의 ‘힘의 욕구’가 충족되면서 대리만족을 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의 로봇에 대한 열광 현상 밑바탕에는 장난감 사업자들의 지나친 상술도 한몫한다. 정윤경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동질성, 유사성을 중요시한다. 그런 아이들의 심리를 완구업체들이 최대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애니메이션 제작 업체들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애니메이션을 제작·방영하면서 동시에 관련 상품을 기획·출시하고, 각종 유통업체가 치열하게 마케팅전을 펼쳐 마치 그 물건을 사지 않으면 뒤처지는 사람처럼 만든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현대사회는 소비를 강요받는 사회”라며 “아이들이 장난감 사업의 희생자로 전락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업체들의 상술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남아들이 로봇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고 상상놀이를 한다고 해서 꼭 로봇을 많이 사줘야 하거나 다양한 로봇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부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창조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다. 로봇이 없다면 아이들은 나무토막이나 블록을 가지고도 충분히 이미지를 창조해 상상놀이를 할 수 있다. 박 소장은 “많은 부모들이 우려하듯이 꼭 그 로봇을 사줘야 친구들과 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나친 물질적 풍요 때문에 아이들이 자신의 물건을 소중하게 다루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들에게 소리치는 엄마, 딸에게 쩔쩔매는 아빠>의 저자이기도 한 정 교수는 부모들이 남아와 여아의 차이를 분명히 이해하고 장난감 사줄 때도 아이가 자기조절력을 키울 수 있도록 현명하게 대처할 것을 당부했다. 현대사회에서는 갈수록 과거보다 주의집중력, 자기조절력, 공감과 배려가 중요시된다. 그러나 이런 특성들은 여아가 먼저 발달하기 때문에,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남아들은 상대적으로 여아보다 더 많은 좌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미국 가정의학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레너드 색스도 <알파걸들에게 주눅 든 내 아들을 지켜라>라는 책에서 6~10살의 남아들은 여아보다 두뇌 발달이 2년 정도 늦어 조기교육이 판치는 사회에서 남아들의 열등감이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윤경 교수는 “아들들은 본능적으로 원하는 것을 사달라고 떼를 쓸 수 있다. 그럴 때 현명한 부모라면, 떼를 써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가르치고 아이의 절제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 스스로 돼지저금통에 돈을 모아 살 수 있게 하거나, 한달에 한번 부모와 약속한 일들을 잘 지켰을 때 장난감을 사주는 등 규칙과 절제력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했을 때 남아들의 자기조절력과 만족지연능력은 더 향상될 수 있다. 장난감 사 주는 ‘진짜 동기’ 직시하라 전문가들은 로봇을 사달라고 떼쓰는 아들 때문에 힘들다고 토로하는 부모들에게 자신이 장난감을 사주는 동기를 살펴보라고 말한다. 장난감을 사줄 수 없거나 사주고 싶지 않은데 아이의 요구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사준다면, 혹시 부모의 마음속에 어떤 불안이 있지 않은지 되돌아보라는 것이다. 아이는 본능적으로 부모의 불안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아이랑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없어 죄책감으로 비싼 장난감을 사주면서 보상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또 자신의 아이가 유행에 뒤처지는 것이 싫어서는 아닌지 부모의 무의식에 깔린 ‘진짜 동기’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타인 감정 읽는 데 서툰 아들, 선택권 주고 일관성 지켜라 수민: 엄마 나 요괴 워치 사줘. 엄마: 얼마 전에 티라노킹 샀잖아. 수민: 그것은 애들 다 갖고 있는 거고. 이제는 요괴 워치가 인기야. 엄마: 티라노킹은 다른 애들이 다 갖고 있어서 수민이는 요괴 워치 갖고 싶구나. 수민: 응. 엄마: 그럼 수민아, 수민이는 티라노킹보다 요괴 워치가 더 필요한 거네? 수민: 응. 요괴 워치 사줘! 엄마: 그렇구나. 그럼 수민이가 선택해. 영수가 티라노킹 사고 싶었는데 못 샀대. 영수한테 티라노킹 주고, 너는 요괴 워치 살래? 수민: 싫어. 티라노킹도 갖고 싶고, 요괴 워치도 살 거야. 엄마: 수민아, 엄마는 하나만 사주는 게 원칙이야. 네가 티라노킹을 가질지 요괴 워치를 가질지 선택해. 수민: 그런 게 어딨어? 내 친구들은 다 갖고 있단 말이야. 엄마: 수민아, 엄마는 하나만 사주는 게 원칙이야. 네가 둘 중 하나만 선택해. 새 로봇을 사달라고 아들이 떼를 쓰면 많은 부모들은 처음에는 차분하게 안 된다고 설명하다가 아들이 계속 고집을 부리면 소리를 지르고 협박을 하고 짜증을 낸다. 부모들은 이쯤 되면 알아들을 법도 한데 말귀를 못 알아듣는 아들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이것 또한 남아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아들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서툴다. 상대방의 반응보다는 자신의 기분이나 욕구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또 충동을 조절하고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기능을 관장하는 전두엽의 발달도 여아보다 남아가 더 느리다. 딸보다 아들 키우는 부모가 더 힘든 이유다. 아들에게 크게 호통을 친 뒤 아이가 울고 슬퍼하면 괜히 미안해져 슬그머니 장난감을 사주는 부모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식으로 부모가 정해놓은 규칙을 스스로 허물면 아들이 더 떼를 쓰는 상황으로 발전한다고 경고한다. 힘의 욕구를 가지고 있고 경쟁을 즐기고 서열을 중시하는 아들은 떼를 쓰고 울면 자신이 부모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에 더 떼를 쓰고 반항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아들을 키우는 부모라면 특히 부모로서의 권위를 지키고 아이와 함께 합의한 규칙을 반드시 일관성을 갖고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무조건 부모가 아들을 힘으로 제압하려고 하면 아들의 반항심은 더 커질 수 있다. 또 비교연구 결과를 보면, 남아들은 여아보다 훨씬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남아들은 일상생활의 사소한 변화에도 스트레스를 받고, 부모가 우울해하거나 화를 내면 여아들보다 더 힘들어한다. 따라서 부모가 아들과 힘겨루기를 하기보다는 아들에게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앞에서 제시한 것처럼 원칙을 알려주되 아들에게 선택지를 제공하고 아들 스스로 선택하게 하면 아들의 힘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어 좋다. 양선아 기자 ※ 참고 서적: <아들은 왜?>(오야노 메구미 지음, 팜파스 펴냄) <남자아이 심리 백과>(마이클 거리언 지음, 살림 펴냄) <아들 대화법>(박혜원 지음, 아주좋은날 펴냄)
취학 전후 남아 떼 늘어 부모들 한숨
‘힘의 욕구’ 가진 아들 당연한 욕망
완구업체 상술로 남아 욕구 더 자극
여아·남아 다른 특성 제대로 알고
절제력·만족지연능력 가르쳐야 남아들은 왜 로봇에 열광하나? 남아들이 이처럼 로봇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남아들이 고유한 특성이 있어서 로봇·자동차·기차를 선호한다고 설명한다. 남아들은 여아보다 만지고 잡고 던지고 뛰어내리는 등 신체놀이를 더 좋아한다. 특히 남아들은 여아들보다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이 몸에서 더 많이 분비돼 훨씬 공격적인 성향을 띤다. 임상심리 전문가이자 <아들 대화법> 저자인 박혜원 연우심리상담소 소장은 “아들들은 힘세고 이기는 대상을 동경하는데, 힘센 로봇이 나서서 악당을 무찌르고 이기는 장면을 보면 아들들의 ‘힘의 욕구’가 충족되면서 대리만족을 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의 로봇에 대한 열광 현상 밑바탕에는 장난감 사업자들의 지나친 상술도 한몫한다. 정윤경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동질성, 유사성을 중요시한다. 그런 아이들의 심리를 완구업체들이 최대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애니메이션 제작 업체들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애니메이션을 제작·방영하면서 동시에 관련 상품을 기획·출시하고, 각종 유통업체가 치열하게 마케팅전을 펼쳐 마치 그 물건을 사지 않으면 뒤처지는 사람처럼 만든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현대사회는 소비를 강요받는 사회”라며 “아이들이 장난감 사업의 희생자로 전락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업체들의 상술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남아들이 로봇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고 상상놀이를 한다고 해서 꼭 로봇을 많이 사줘야 하거나 다양한 로봇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부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창조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다. 로봇이 없다면 아이들은 나무토막이나 블록을 가지고도 충분히 이미지를 창조해 상상놀이를 할 수 있다. 박 소장은 “많은 부모들이 우려하듯이 꼭 그 로봇을 사줘야 친구들과 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나친 물질적 풍요 때문에 아이들이 자신의 물건을 소중하게 다루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들에게 소리치는 엄마, 딸에게 쩔쩔매는 아빠>의 저자이기도 한 정 교수는 부모들이 남아와 여아의 차이를 분명히 이해하고 장난감 사줄 때도 아이가 자기조절력을 키울 수 있도록 현명하게 대처할 것을 당부했다. 현대사회에서는 갈수록 과거보다 주의집중력, 자기조절력, 공감과 배려가 중요시된다. 그러나 이런 특성들은 여아가 먼저 발달하기 때문에,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남아들은 상대적으로 여아보다 더 많은 좌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미국 가정의학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레너드 색스도 <알파걸들에게 주눅 든 내 아들을 지켜라>라는 책에서 6~10살의 남아들은 여아보다 두뇌 발달이 2년 정도 늦어 조기교육이 판치는 사회에서 남아들의 열등감이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윤경 교수는 “아들들은 본능적으로 원하는 것을 사달라고 떼를 쓸 수 있다. 그럴 때 현명한 부모라면, 떼를 써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가르치고 아이의 절제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 스스로 돼지저금통에 돈을 모아 살 수 있게 하거나, 한달에 한번 부모와 약속한 일들을 잘 지켰을 때 장난감을 사주는 등 규칙과 절제력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했을 때 남아들의 자기조절력과 만족지연능력은 더 향상될 수 있다. 장난감 사 주는 ‘진짜 동기’ 직시하라 전문가들은 로봇을 사달라고 떼쓰는 아들 때문에 힘들다고 토로하는 부모들에게 자신이 장난감을 사주는 동기를 살펴보라고 말한다. 장난감을 사줄 수 없거나 사주고 싶지 않은데 아이의 요구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사준다면, 혹시 부모의 마음속에 어떤 불안이 있지 않은지 되돌아보라는 것이다. 아이는 본능적으로 부모의 불안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아이랑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없어 죄책감으로 비싼 장난감을 사주면서 보상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또 자신의 아이가 유행에 뒤처지는 것이 싫어서는 아닌지 부모의 무의식에 깔린 ‘진짜 동기’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타인 감정 읽는 데 서툰 아들, 선택권 주고 일관성 지켜라 수민: 엄마 나 요괴 워치 사줘. 엄마: 얼마 전에 티라노킹 샀잖아. 수민: 그것은 애들 다 갖고 있는 거고. 이제는 요괴 워치가 인기야. 엄마: 티라노킹은 다른 애들이 다 갖고 있어서 수민이는 요괴 워치 갖고 싶구나. 수민: 응. 엄마: 그럼 수민아, 수민이는 티라노킹보다 요괴 워치가 더 필요한 거네? 수민: 응. 요괴 워치 사줘! 엄마: 그렇구나. 그럼 수민이가 선택해. 영수가 티라노킹 사고 싶었는데 못 샀대. 영수한테 티라노킹 주고, 너는 요괴 워치 살래? 수민: 싫어. 티라노킹도 갖고 싶고, 요괴 워치도 살 거야. 엄마: 수민아, 엄마는 하나만 사주는 게 원칙이야. 네가 티라노킹을 가질지 요괴 워치를 가질지 선택해. 수민: 그런 게 어딨어? 내 친구들은 다 갖고 있단 말이야. 엄마: 수민아, 엄마는 하나만 사주는 게 원칙이야. 네가 둘 중 하나만 선택해. 새 로봇을 사달라고 아들이 떼를 쓰면 많은 부모들은 처음에는 차분하게 안 된다고 설명하다가 아들이 계속 고집을 부리면 소리를 지르고 협박을 하고 짜증을 낸다. 부모들은 이쯤 되면 알아들을 법도 한데 말귀를 못 알아듣는 아들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이것 또한 남아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아들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서툴다. 상대방의 반응보다는 자신의 기분이나 욕구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또 충동을 조절하고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기능을 관장하는 전두엽의 발달도 여아보다 남아가 더 느리다. 딸보다 아들 키우는 부모가 더 힘든 이유다. 아들에게 크게 호통을 친 뒤 아이가 울고 슬퍼하면 괜히 미안해져 슬그머니 장난감을 사주는 부모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식으로 부모가 정해놓은 규칙을 스스로 허물면 아들이 더 떼를 쓰는 상황으로 발전한다고 경고한다. 힘의 욕구를 가지고 있고 경쟁을 즐기고 서열을 중시하는 아들은 떼를 쓰고 울면 자신이 부모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에 더 떼를 쓰고 반항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아들을 키우는 부모라면 특히 부모로서의 권위를 지키고 아이와 함께 합의한 규칙을 반드시 일관성을 갖고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무조건 부모가 아들을 힘으로 제압하려고 하면 아들의 반항심은 더 커질 수 있다. 또 비교연구 결과를 보면, 남아들은 여아보다 훨씬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남아들은 일상생활의 사소한 변화에도 스트레스를 받고, 부모가 우울해하거나 화를 내면 여아들보다 더 힘들어한다. 따라서 부모가 아들과 힘겨루기를 하기보다는 아들에게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앞에서 제시한 것처럼 원칙을 알려주되 아들에게 선택지를 제공하고 아들 스스로 선택하게 하면 아들의 힘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어 좋다. 양선아 기자 ※ 참고 서적: <아들은 왜?>(오야노 메구미 지음, 팜파스 펴냄) <남자아이 심리 백과>(마이클 거리언 지음, 살림 펴냄) <아들 대화법>(박혜원 지음, 아주좋은날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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