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희(54) 민주당 의원
유승희 민주당 전국여성위 위원장
지역구 30% 여성 공천할당제 등
정치참여 늘렸지만 갈 길 멀어
의원비율로 보면 OECD 하위권
여성 잠재력 꺾는 사회 바꿔야
지역구 30% 여성 공천할당제 등
정치참여 늘렸지만 갈 길 멀어
의원비율로 보면 OECD 하위권
여성 잠재력 꺾는 사회 바꿔야
“지금 정치개혁의 핵심 화두는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입니다.”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 운동에 앞장서 온 유승희(54·사진) 민주당 의원(서울 성북갑)은 이른바 ‘안철수 신당’인 새정치연합과의 합당 과정에서 여성의 정치 참여가 후퇴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세계 여성의 날(3월8일)을 맞아 지난 7일 국회에서 만난 유 의원은 “민주당의 여성정치 참여 확대 노력은 역사적 결과물이다. 신당에서도 지역구 여성 30% 의무 공천은 당헌으로 반드시 승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여성국장을 거쳐 현재 전국여성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그동안 남성들의 당내 반대 기류에 맞서며 지역구 30% 여성 할당제, 비례대표 50% 의무화를 명문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는 “지역구 30% 이상 여성 공천 할당제를 합의해놓고 누군가 당규에 넣는 과정에서 ‘30% 이내’로 슬그머니 고친 적도 있었다. 그래서 아예 ‘당헌’으로 못박기도 했다”며 “지도부에 여성은 별로 없고, 여성이 있다 해도 총대를 메고 싸우기엔 역부족이어서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런 노력 덕분에 2012년 19대 총선에서 제법 성과를 거뒀다. 여성 국회의원이 300명 중 47명(15.7%)을 차지했다. 민주당 24명·새누리당 17명·통합진보당 5명 순이었다. 특히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여성이 13명이나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민주당의 여성 비례대표는 11명으로, 여성 지역구 당선자 수가 비례대표 당선자 수보다 많은 것은 헌정사상, 정당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유 의원도 이때 ‘1% 특권정치 아웃(OUT), 99% 서민정치 예스(YES)’를 내걸고 서울 성북갑에서 당선됐다. 그는 “당내 지도부에서는 공천 과정에서 여성은 경쟁력이 없다고 폄하했지만, 이런 선입견을 뒤집는 쾌거였다”며 “당선자만 놓고 보면 남성보다 여성이 더 높은 득표력을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의원은 “사실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아직 15%에 불과한데 굉장히 많은 것같은 착시 현상이 있다. 일각에선 ‘여성 정치인이 그 정도면 됐다’는 시각도 있다”며 “여성 국회의원이 30%는 돼야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는 국가경쟁력과도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34개 나라 가운데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5개 나라에 불과하다. 그는 “이미 사법고시 등 각종 국가고시와 기업, 언론사 합격 비율이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높다. 대학 입학 비율도 여성이 더 높다. 그런데 정치권과 공직사회, 기업에서 여성의 잠재력을 꽉 누르고 있다”고 개탄했다.
유 의원은 2012년 친고죄 폐지의 주역으로 활약했고, 일본 정치인의 위안부 망언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도 여성 의원 비율이 낮은 탓에 남성 정치인들이 그런 망언을 일삼는다. 여성 정치인이 적을수록 정치는 후진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 의원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민주당 간사로 방송공정성 확보와 공영방송 낙하산 사장 금지법 추진에도 앞장서고 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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