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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미혼모들이 굽는 컵케이크 ‘희망’이 솔솔~

등록 2011-12-15 19:48수정 2011-12-15 21:38

가게 주인 이슬비(31·사진 오른쪽) 서유림(28·왼쪽)씨
가게 주인 이슬비(31·사진 오른쪽) 서유림(28·왼쪽)씨
‘달콤한 네손’ 문열어…아름다운재단 무담보 소액대출 지원
여섯명의 미혼 엄마들에게 달콤한 미래를 선물할 컵케이크 가게가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에서 15일 문을 열었다. 가게 이름은 ‘달콤한 네손’. 엄마가 맞잡은 아이의 두 손을 합해 ‘네손’이다.

이 가게는 아름다운재단이 2004년부터 문을 연 ‘희망가게’의 111호점이기도 하다. 희망가게는 한국형 무담보 소액대출(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으로, 재단은 한부모 여성 가장들에게 1인당 4000만원까지 창업자금을 대출해준다. 아모레퍼시픽의 창업자 서성환 전 회장의 유산으로 조성한 ‘아름다운세상 기금’으로 운영한다.

이날 창업을 도와준 20여명은 10평 남짓 되는 작은 매장에 찾아와 ‘대박’을 기원했다. 개업식에서 만난 이 가게 주인 이슬비(31) 서유림(28)씨는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올렸다’며 고마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샘컵케이크의 이샘(30) 대표는 미혼 엄마들의 든든한 지원자다. 이 대표는 지난해부터 아이를 홀로 키우는 미혼 엄마들을 대상으로 컵케이크와 초콜릿 만드는 법 등을 무료로 교육하는 미혼모 자립지원사업을 해왔다. 이 가게의 주인들도 지난 5월부터 4개월간 이샘에서 교육을 받았다. 교육만으로는 자립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 이 대표가 아름다운재단에 요청을 하면서 ‘달콤한 네손’이 탄생했다. 주인은 모두 여섯명으로, 아이가 너무 어리거나 개인 사정이 있는 나머지 네명도 조만간 가게일에 합류할 예정이다.

세살배기 아들을 낳고 4개월 때부터 보험일 등을 닥치는 대로 했다는 슬비씨는 이날 창업식에서 인사말을 하다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우리 힘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았던 창업이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현실이 되니까 너무 감동스러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며 마음으로 지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든든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혼 엄마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다는 소망도 내비쳤다. 두살배기 딸이 있는 유림씨는 “나를 모르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게 힘들었다”고 했다. 슬비씨는 “미혼 엄마를 궁색하고 불쌍하게 보는 사회적 편견이 있는데, 아이가 우리에게 주는 행복이 크기 때문에 정신적으론 힘들지 않다”며 “(미혼모 가정을) 또다른 가족의 한 형태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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