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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여성부 ‘관변기구’ 꾸리나

등록 2009-04-28 19:57수정 2009-04-28 23:31

69개 단체 묶어 ‘지-코리아’ 출범…“경험 공유 지원”
여성부가 ‘녹색생활문화 실천에 여성이 앞장서자’며 대규모 여성단체협의회 출범을 지원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를 두고 정부가 주도해 관변 협의기구를 꾸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성부는 28일, 에너지 절약과 같은 캠페인을 국민적 실천운동으로 확산시키는 ‘지(G)-코리아 여성협의회’가 30일 출범한다고 밝혔다. 이 협의회는 여성경제인연합회·새마을부녀회중앙연합회 등 7개 여성단체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아 600여개 민간단체들을 묶는다고 여성부는 설명했다.

여성부는 협의회와 함께 아파트부녀회, 학부모회를 대상으로 약 10만명을 모아 실천단을 꾸리고, 성과 보고대회도 공동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여성부는 이 실천단에 활동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보은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은 “환경운동은 지역의 자발성을 기초로 일상의 변화를 만들어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을 동원하는 운동은 성공하기 힘들다”며 “여성부가 여성의 고유한 목소리를 내는 대신,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기조에 동원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여성부는 올해 여성단체들에 지원하기로 선정한 민관 협력사업 100개 가운데 ‘여성 일자리 창출’, ‘여성 희망나눔 운동’, ‘여성의 저탄소 녹색성장’ 부문 사업 69가지(예산 11억8100만원)를 이 협의회 사업으로 묶었다. 이러다 보니 녹색생활문화 실천 사업에 다문화가정·장애여성 지원, 가정폭력·성폭력 피해 여성 지원사업 등도 포함됐다.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여성부가 나서서 민간단체 협의회를 만들겠다는 발상 자체가 구시대적”이라며 “여성부는 정부 시책을 알리기 위해 여성단체들을 동원하기보다는, 성 인지 예산이나 탈성매매 여성 지원 같은 여성 인권사업 등에 더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기순 여성부 여성경제위기대책추진단장은 “여성단체들의 사업 경험에 차이가 있어 횡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해 경험을 공유하게 하려는 것”이라며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관변 기구를 꾸리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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