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5일 자신이 부회장을 맡고 있는 온라인 매체 ‘위키트리’가 여성 차별과 혐오 기사를 생산했다는 지적에 대해 "부끄럽다"면서도 "한국 언론의 현실"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린 여가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김 후보자는 혐오장사로 주식을 79배 급등시켜 100억대 주식 재벌이 됐다”며 “트래픽 수만 올리면 성공한 기업인이라는 마인드로 차별과 혐오에 기대 자산을 증식했다”고 비판하자 이같이 답했다.
용 의원이 한국기자협회 성폭력 범죄 보도 세부 기준과 인권 보도 준칙을 언급하며 “언론사의 수장으로서 이 원칙을 지키며 운영했냐”고 묻자, 김 후보자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답했다.
이어 용 의원은 위키트리가 배포한 과거 기사 제목을 여러 건 언급했다. 성폭행을 `몹쓸 짓' `파렴치한 짓' 등으로 표현하거나 `소속사가 여자 연습생에게 속바지를 벗고 사진을 보내라'라고 쓴 기사들이었다. 용 의원은 “기자협회가 지적한 불필요한 성적 상상을 유발하는 전형적인 기사”라며 “성범죄를 자극적으로 묘사해 2차 가해를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용 의원은 한 여성 유명인이 언론보도와 댓글 등의 피해를 호소한 끝에 극단적인 선택했음에도 위키트리가 이 여성이 사망한 뒤 나흘 동안 관련 기사 73건을 썼다는 점을 언급했다. 용 의원은 "생전에도 집요한 가십성 보도로 고인을 괴롭혔는데 사후에도 무분별 기사를 써 ‘황색 언론’이라는 말 고상하게 느껴질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저희가 (위키트리에) 대표이사도 있고 편집국장도 있다. 그래서 저도 사실 부회장이 기사 직접 안보니까 그렇다고 면책하겠다는 얘긴 아니다. 저도 부끄럽다”면서도 “이게 현재 대한민국 언론 현실”이라고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언론중재위 시정 권고 순위)10위 안에 보면, 메이저 언론사 1~3위가 다 들어가 있다. 그래서 부끄럽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용 의원이 “부끄럽다면 그 자리에서 사퇴하세요”라고 말하자 “대한민국 큰 언론사, 메이저 언론사 1, 2, 3위도 다 들어가 있다”고 대응했다.
언중위 ‘시정권고 제도의 운용 성과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위키트리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시정권고 상위 10개 언론사’에도 매년 포함됐으며, 4년간 98건을 받아 시정권고 최다 언론사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155건을 받은 인사이트였다.
언중위에서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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