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위키트리 유튜브 방송 출연
임신·출산을 여성 책임으로 떠넘겨
임신·출산을 여성 책임으로 떠넘겨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너무 가난하거나 남자가 도망가거나 강간당하거나 어떤 경우라도 여자가 아이를 낳을 적에 우리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톨레랑스(관용)가 있다면, 여자가 어떻게 해서든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본다”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자신이 공동창업한 위키트리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낙태(임신중지)가 불법인 필리핀에서는 한국 남자들이 여성을 취해서 (임신을 시키고) 도망쳐도, 필리핀 여성들은 애를 낳는다”며 원치 않는 임신을 하더라도 출산해야 한다는 뜻으로 비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12년 9월 17일 위키트리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김 후보자는 “너무 가난하거나 남자가 도망가거나 강간당하는 어떤 경우라도 우리가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톨레랑스’(관용)가 있으면 여자가 어떻게 해서든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본다”며 임신중지가 금지된 필리핀을 긍정적인 사례로 인용했다. 이 영상은 같은 해 8월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재판관 4대4 의견으로 ‘태아의 생명권이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우선한다는 취지’로 합헌 결정을 내린 뒤 촬영됐다. 김 후보자는 “필리핀은 무조건 낙태가 금지라서 산모가 낙태하려고 오면 의사가 고발해서 바로 잡혀가고 다 징역이다. 산모도 의사가 자기를 고발할까 봐 (병원에 임신중시 시술을 받으러) 못 간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 남성들이 여성을 취해서 애를 낳고 도망쳐서 코피노(한국인 남성과 필리핀인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2세)가 많은데, (방법이) 없으니까 필리핀 여자들이 (아이를) 낳고, 사회는 그 아이를 관용적으로 받아준다”고 덧붙였다. 가톨릭 신자가 대부분인 필리핀은 임신중지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임신 중지한 여성은 징역형에 처하고, 임신중지 시술을 한 의료진 역시 처벌 대상이다. 임신중지와 재생산권을 위한 단체 재생산권 센터(The Center for Reproductive Rights)는 지난 2008년 필리핀 여성 1000명 이상이 불법 임신중지 시술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이를 한국 상황과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 같으면 외국 사람이랑 잘못된 아이를 낳으면 버리거나 입양을 하거나 낙태를 할 텐데 필리핀은 그러지 않는다”며 “너무 가난하거나 남자가 도망가거나 강간당하거나 어떤 경우라도 여자가 아이를 낳을 적에 우리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톨레랑스(관용)가 있다면, 여자가 어떻게 해서든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2012년 위키트리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임신 중지에 대해 발언하는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위키트리 유튜브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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