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8월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판사로 재직하며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판결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대법원 수장에 부적합하다”고 비판했다.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8일 성명을 내어 “이 후보자는 성범죄 사건, 가정폭력 사건 등 다수의 사건에서 성인지 감수성이 심각하게 결여된 판결을 해왔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친분관계를 우선시하여 성인지 감수성과 성평등 관점이 결여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를 지명한 것에 심각한 우려와 반대 의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후보자는 판사로 재직 당시 담당했던 아동 성폭력 사건에서 ‘20대의 젊은 나이’라는 이유로 피고인의 형량을 1심보다 감경하거나, 가정폭력을 일삼다가 끝내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남편에 대해 ‘살인 고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징역 10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7년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이 후보자는 “하급심의 양형 편차를 최소화하고 객관적인 양형을 실현해야 한다는 소신에 따라 양형기준을 참고해 적절한 형을 선고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범죄와 형벌 사이의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권고형의 범위 내에서 신중하게 형량을 정했다”고 입장을 냈다.
민변은 “대법원은 각급 법원에 미치는 막강한 영향력을 고려할 때, 대법원장은 누구보다도 균형 잡힌 성평등 관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이 후보자가 떳떳하다는 입장문을 낸 것은) 인식 부족을 개선할 의지나 가능성도 없음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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