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16일 가사노동자들이 제9회 국제가사노동자의날을 맞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념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로 인해 재난 사각지대에 몰린 가사노동자의 법적 권리와 생계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외국인 가사도우미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가 하루 만에 발의를 철회했다. ‘이주 노동자에 대한 명백한 차별’이라는 거센 비판이 제기되며,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던 더불어민주당 의원 2명이 발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조 의원실은 “공동발의자를 추가로 받아 법안을 다시 내놓을 것”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22일 〈한겨레〉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조 의원이 전날 대표 발의한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이 철회 처리됐다. 민주당 의원 2명이 공동발의자 명단에서 빠지게 되면서, ‘의원 10명 이상 동의’라는 법안 발의 최소 요건을 갖추지 못하게 된 데 따른 것이다.
조 의원은 전날 해당 법안을 발의하며 “법안이 실현되면, 싱가포르처럼 월 100만원 수준의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고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법안에는 국민의힘 박수영·서정숙·유상범·전주혜·조은희·최승재·최형두·태영호 의원과 민주당 김민석·이정문 의원 등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전날 법안 내용이 알려진 뒤 “외국인 가사도우미에게 노예 노동을 하라는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되자, 민주당 의원 2명은 공동발의자 명단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민석 의원실 관계자는 “실무상 혼선이 있었다. 법안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정문 의원실 관계자도 “철회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조 의원 쪽은 해당 법안을 완전히 철회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조 의원실 관계자는 “공동발의자를 추가로 받아 이르면 오늘 중 재발의할 예정”이라며 “현재까지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공동발의자로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법안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당연히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오히려 “이 문제를 수면 위로 올려서 여러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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