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여성

외신들도 비판하는 여가부 폐지…“윤 대통령의 ‘여성 지우기’”

등록 2022-10-10 15:02수정 2022-10-11 10:19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2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2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정부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그 기능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마련한 것을 두고 세계 각국 언론도 비판적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 보수 일간지 <더 텔레그래프>는 지난 7일(현지시각) “한국, 여성가족부 폐지하며 ‘여성 지우기(erasing women)’”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7일 출근길 약식 회견 발언을 언급하며 “여가부가 남성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취급한다고 비난해온 윤 대통령이 여가부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를 내세우며, 이 공약이 여성의 권리를 향상시킬 것이라고도 주장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7일 출근길 약식 회견에서 “여가부 폐지는 여성, 가족, 아동, 사회적 약자의 보호를 더 강화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성 보호를 위해 여가부를 없애겠다’는 윤 대통령의 모순된 발언이 선거 기간은 물론,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이 언론은 윤 대통령이 20대 남성 안티 페미니스트 덕에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20대 남성 안티 페미니스트들의 지지에 힘입어 당선됐다”고 보도한 것이다. 이 신문은 한국의 젊은 남성들이 페미니즘을 분노의 대상으로 선택한 이유를 놓고서는 △남성에게만 부여된 의무 군 복무제와 △여성의 늘어난 교육·직업 기회 등이 미혼율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윤 대통령의 앞선 발언도 소환됐다. 이 언론은 “여가부 폐지는 윤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었는데, 그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페미니즘 탓으로 돌리고 한국에 구조적 성차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별 임금 격차 등 한국에 존재하는 구조적 성차별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짚었다. <더 텔레그래프>는 “낙태죄를 비범죄화하는 등 최근 여성의 권리가 다소 개선되고는 있지만, 지난해 성인 여성 3명 중 1명이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해자의 절반(46%)이 피해자의 과거 또는 현재의 배우자, 연인이었다(2021 여성폭력 실태조사 보고서). 또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높아 여성이 남성보다 임금을 평균 3분의 1 적게 받는다”고 지적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 영국 <가디언> 등도 지난 7일(현지시각) 국내 여성단체의 비판을 앞세워 각각 ‘윤석열 한국 대통령,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여가부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다’, ‘한국 대통령이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여가부를 폐기하려고 하자 터져 나온 격렬한 항의’란 제목의 기사를 냈다. 이 기사들에는 “여가부 폐지가 성별 격차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고, “여가부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편안은 여성을 인구정책의 도구로 삼던 과거로의 퇴행”이라는 한국여성단체연합의 공동성명 내용이 담겼다. <블룸버그>는 “한국 여성들은 만연한 성희롱과 온라인 괴롭힘에 시달리는 것 외에도, 주요 선진국 중 가장 큰 성별 임금 격차의 나라에서 살고 있다”고 설명했고, <가디언>은 “한국은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하는 ‘성 격차 지수’(Gender Gap Index·GGI) 순위에서 조사대상 국가 146개국 가운데 99위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혐오와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지금, 한겨레가 필요합니다.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 체포영장 재발부…“경찰 대거 투입할 수밖에” 1.

윤석열 체포영장 재발부…“경찰 대거 투입할 수밖에”

“사탄 쫓는 등불 같았다”...‘아미밤’ 들고 화장실로 시민 이끈 신부 2.

“사탄 쫓는 등불 같았다”...‘아미밤’ 들고 화장실로 시민 이끈 신부

인해전술·헬기·확성기…전현직 경찰이 꼽은 ‘윤석열 체포 꿀팁’ 3.

인해전술·헬기·확성기…전현직 경찰이 꼽은 ‘윤석열 체포 꿀팁’

윤석열 체포 2차 시도 초읽기…”마지막이라는 비장한 각오” 4.

윤석열 체포 2차 시도 초읽기…”마지막이라는 비장한 각오”

김건희 석사논문 표절 여부 잠정 결론…공개는 언제쯤? 5.

김건희 석사논문 표절 여부 잠정 결론…공개는 언제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