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가 지난달 16일 국회 원내대표실을 예방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여성가족부가 지난 5일 전면 재검토를 선언한 버터나이프크루(청년 성평등 추진단) 사업 참가팀이 약속된 날짜에 지원금을 지급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지급 일정도 정해지지 않아 사실상 지원금 지급이 전면 중단된 셈이다. 여가부가 정식 공모 절차를 거쳐 선정하고 예산을 편성한 사업을 여당 원내대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 하나를 근거로 기약 없이 중단한 상황을 두고 사업 참가자는 “근거 없는 주장으로 (사업이) 좌초되는 현실에 분노한다”고 했다.
7일 4기 버터나이프크루로 선정된 ㄱ참가팀은 <한겨레>와 한 서면인터뷰에서 “당초 6일 오전 전체 지원금 절반인 수백만원이 지급되기로 되어있었는데, 전날인 5일 (사업 위탁처인) 사회적협동조합 ‘빠띠’로부터 ‘지급이 늦어질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실제로 지원금 지급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추후 지원금 지급일도 여전히 미정인 상태”라고 밝혔다. 여가부 관계자는 “
사업 재검토 후 재개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지원금 지급은 중단될 것”이라며 “재검토 일정은 현재 미정이나, 조속히 재검토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버터나이프크루 사업은 여가부 위탁을 받아 ‘빠띠’가 진행하는데, 만약 최종 중단 결정이 내려질 경우 사업 진행률에 비례해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ㄱ참가팀은 “절차, 기준에 따라 지원 사업에 합격했고, 지난주(6월30일)에 출범식까지 했는데 원내대표의 글로 사업의 존폐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 당황스럽고 불안하다”며 “무엇보다 시민들의 사회적 공론장 구축을 위한 노력이 이렇게 근거 없는 주장으로 좌초되는 현실에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여가부는 지난 5월23일부터 3주간 4기 참가팀을 공모하고, 29개 팀 가운데 17개 팀을 선정했다.
지난 4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해당 사업을 두고 ‘페미니즘에 경도됐다’ ‘(젠더)갈등을 증폭시킨다’고 비판한 데 대해 ㄱ팀은 “소규모 시민 주도형 문화 프로젝트에 저런 딱지를 붙여 공격하는 것이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이번에 발생한 일련의 일들로 우리 사회 ‘백래시’(사회 변화에 대한 반발)를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ㄱ팀은 이번 사태가 앞으로 가져올 부정적 영향을 걱정했다. “갈등 해소를 위한 대화의 물꼬를 트자는 시민 차원의 노력이 이렇게 공격받으면 앞으로 어떻게 사회적 갈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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