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조사에도 결과 발표 미루고
조사 확인 위한 자체 검증 나서
“입맛에 맞을 때까지 할건가” 비판
조사 확인 위한 자체 검증 나서
“입맛에 맞을 때까지 할건가” 비판
여성환경연대가 2017년 8월24일 기자회견을 열어 ‘일회용 생리대 부작용 규명과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제3의 기관에 분석 의뢰도 거부한 식약처
그러나 식약처는 사실상 ‘기존 연구진의 결론을 신뢰할 수 없다’며 추가 분석을 요구해오다 자체 재검증까지 나선 것이다. 연구진은 함께 결정한 조사 표본, 방법론을 식약처가 문제 삼으며 “지난 1년간 수차례 추가 분석을 요구했다”고 했다. 식약처는 추가 분석을 했는데도 같은 결과가 나오자 분석을 다른 연구자에게 맡기겠다며 기존 연구진에 원본 데이터를 달라고 한 일이 지난 2월 알려지기도 했다.
생리대 건강영향조사의 책임연구자인 정경숙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난 1년간 식약처 태도를 보면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데이터를 돌리겠다는 심산으로 느껴진다”며 “(그렇게 조사 결과를 못 믿겠으면) 제3의 기관에 분석을 맡기자고도 해봤는데 식약처가 거부했다. 그래놓고 이제 와 자체적으로 검증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식약처가 꾸린 검증단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식약처가 기존 연구진에게 추가 분석을 요구하면서도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등 추가 검증을 사실상 ‘방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식약처는 조사·연구에 쓰인 일회용 생리대의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노출량이 실제 인체 노출량이 아닌 추정값인 점을 문제 삼아왔다. 이에 정 교수는 지난 2월 식약처가 갖고 있는 생리대 90종의 유기화합물 노출량 데이터와 생리대 건강영향조사 참여자의 생리대 사용 기록을 대조해 실제 노출량과 이에 따른 증상 등을 추가로 검증하려 했다. 그러나 식약처가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아 재검증이 무산됐다는 게 정 교수의 주장이다.
“환경부, 1년째 식약처에 끌려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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