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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김현숙, 블로그 돌연 비공개…‘여성 할당’ 주장한 과거 감추기?

등록 2022-04-15 16:40수정 2022-04-15 17:01

여가부 장관 후보자, 19대 의정활동 등 ‘봉인’
‘여성할당’ 입법·정당활동에 ‘주도적 행적’ 뚜렷
윤 당선자 ‘여성 안배 안 해’ 국정기조와 달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9대 국회의원 활동 당시 운영했던 블로그 갈무리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9대 국회의원 활동 당시 운영했던 블로그 갈무리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9대 국회의원 의정활동을 기록해온 블로그 게시글을 돌연 비공개했다. 해당 블로그에 게재된 글 수백건은 전날인 14일 오후까지만 해도 모두 공개되어 있었다. 의원 시절 김 후보자는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촉구하는 입법·홍보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이러한 과거가 ‘여성 할당’을 백지화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나 국민의힘의 기조와 엇갈려 과거 감추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15일 <한겨레> 취재 결과, 김 후보자는 지난 2012∼2015년까지 의정활동 내역을 기록해오던 포털 블로그를 돌연 전면 비공개 조치했다. 이 블로그에는 19대 국회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활동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2015년 8월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에 임명돼 국회의원직을 사임하기까지 약 3년4개월 동안의 입법 활동, 언론 인터뷰 기사, 칼럼 등이 망라돼 있다.

게시글 가운데 절대 다수는 보건복지 분야 입법·국정감사 관련이다. 김 후보자는 보건복지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다. 상당수는 ‘여성 정치 참여 확대’ 과제와 연결됐다. 김 후보자는 지역구 선거에서 여성 공천 비율을 30% 이상 의무화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 정부가 운영하는 각종 위원회에서 특정 성별이 60%를 넘지 못하게 하는 여성발전기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임기만료로 폐기된 채 지금까지 (여성 비율이) 30%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임의조항으로 남아있지만 여성발전기본법은 주요 뼈대가 다른 법안에 반영되어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 후보자는 입법 뿐아니라 정당활동에서도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에 주도적으로 나섰다.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를 두달여 앞둔 3월24일 같은 당 비례대표 초선 여성 의원 6인과 함께 “여성우선공천제가 구색맞추기로 전락하고 있다”고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당시 새누리당은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는 취지로 새누리당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 지역구 일부에 여성 공천 신청자를 우선 배치하는 ‘여성우선공천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해당 지역구 출마를 준비했던 남성 공천 신청자가 반발하는 등 당에 내분이 일며 당초 취지와는 달리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지역이 대상이 되거나 규모 자체가 축소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 후보는 당시 기자회견 사실도 여지껏 블로그에 게시한 상태였다. 현재는 모두 비공개처리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성별 균형, 여성 할당에 주도적으로 나섰던 김 후보자의 과거가, 여성·지역 등 할당 지침을 전면 부정하는 윤석열 당선자의 국정운영 기조와는 배치된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김 후보자가 블로그를 전체 비공개로 돌리며 자신의 의정활동을 사실상 ‘봉인’한 배경에는 과거 이력으로 인해 제기될 ‘일관성’ 문제에 대한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한겨레>는 김 후보자에게 블로그 비공개 배경 등을 질문했으나 15일 오후까지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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