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교수의회가 최근 학생 커뮤니티인 ‘고파스’에서 벌어진 세종캠퍼스(세종캠) 학생을 겨냥한 ‘사이버 폭력’ 사태에 대해 “편협한 서열주의에 빠져 같은 구성원에게 조롱과 모욕을 가한 안타까운 일”이라고 비판하면서 대학 본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43명의 교수가 소속돼 있는 고려대 교수의회는 교직원을 대표하는 대의기구다.
고려대 교수의회는 10일 성명서를 내어 “공선사후(公先私後·공적인 일을 우선하고 사적인 일은 미룬다는 뜻의 사자성어)라는 건강한 인재양성의 사명을 가진 민족 고대에서 ‘공동체 공존의 가치’ 훼손에 대해 방관하는 태도는 교수를 비롯해 대학 구성원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며 사이버 폭력 사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4월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임원으로 선출된 ㄱ씨가 세종캠퍼스 출신이라는 이유로 일부 학생들에 ㄱ씨에 대한 비하·혐오 발언이 담긴 글을 고파스에 집중적으로 게시해 논란이 일었다.
교수의회는 “점점 만연해진 학내 차별과 사이버 폭력은 고려대 교육이념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와 시민 정신을 거스르는 반 교육적 행동”이라며 “고려대는 서울캠퍼스와 세종캠퍼스로 구성돼 있음이 학칙에 명백하게 규정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두 캠퍼스 모두 동일한 고려대의 교육이념을 공유하고 구성원들 간 상호 존중과 배려로 통합된 하나의 공동체임을 다시 한 번 상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두 캠퍼스 간 불거진 갈등을 방치한 대학 본부에 책임을 묻고 대책을 마련을 촉구했다. 교수의회는 “이번 사건을 비롯해 학내 구성원 간의 모든 부당한 차별과 사이버 폭력을 강력히 반대하고 이에 대한 금지 및 엄단을 촉구한다. 또 유사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학 본부에 신속하고 구체적인 재발방지 대책과 캠퍼스 균형 발전안 마련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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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필수 기자 fee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