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콜센터 노동자 노동건강실태 발표 및 해결방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10명 중 8명은 우울증 위험군에 속하고, 10명 중 7명은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콜센터 노동자들은 고객과 원청으로부터의 폭언 등도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25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콜센터 노동자 노동 건강실태 발표 및 해결방안 토론회’를 열고 국민연금공단, 가축위생방역본부, 철도공사 등의 콜센터 노동자 1397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11월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80.3%가 우울증 위험군(우울증 평가 척도 PHQ-2 기준)에 속했다. 정상군에 속하는 이들은 19.7%에 그쳤다. 응답자의 1일 평균 휴식시간은 ‘20분 미만’이라는 응답이 25.2%로 가장 높았고, ‘5분 미만’도 20.7%에 이르렀다. 이어 ‘30분 미만’(20.1%), ‘1시간 미만'(17.5%), ‘10분 미만’(16.5%) 순이었다.
업무 시작 후 새로 생기거나 악화된 질병은 근골격계 질환이 72%로 가장 많았다. 귀(41.4%), 소화기계(37.5%), 호흡기계(34.1%), 신경정신계(29.9%), 비뇨기계(28.6%), 성대(27.2%) 질환 등이 뒤를 이었다. 신체 부위별로는 어깨와 목의 통증을 느낀다는 응답자가 각각 88.1%, 83.5%로 조사됐다.
응답자들은 고객이나 원청으로부터의 폭언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으로부터 ‘무리한 요구'를 들었다는 응답자는 90.6%에 이르렀고, ‘인격 무시 발언’(88.1%), ‘욕설’(85%), ‘성희롱’(22.5%) 등이 뒤를 이었다. 원청으로부터 ‘인격 무시 발언’을 들었다는 응답은 37.4%, ‘무리한 요구’를 들었다는 응답은 31.4%로 관리자나 동료에게 이러한 발언을 들었다는 응답보다 높게 나타났다.
공공운수노조는 “콜센터 노동자의 감정노동에 따른 우울증과 직무 스트레스에 대한 전수조사와 질환자들에 대한 치료 및 상담을 지원하고, 공식적인 보호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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