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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무속인에게 ‘한강 사망 사건’ 물어본다? 도넘은 유튜브 콘텐츠

등록 2021-05-19 20:09수정 2021-05-20 02:44

일부 유튜버 미확인 정보 확대·생산
조회수 올리기, 후원금 모금에 활용하는 모습도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고 손정민 씨의 추모공간이 마련돼있다. 연합뉴스.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고 손정민 씨의 추모공간이 마련돼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한 유튜브 채널에 10대 남성 3명 등이 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손아무개(22)씨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18일에도 손씨와 사건 당일 술을 마셨던 친구 ㄱ씨와 10대 3명이 손씨를 살해한 용의자라는 주장이 담긴 유튜브 영상이 올라왔다. 두 영상은 각각 약 80만회, 4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해당 유튜버들이 지목하는 10대 3명은 사건 당일인 4월25일 새벽 한강공원에서 뛰어가는 모습이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찍힌 이들이다. 경찰은 지난 3일 10대 3명은 손씨 사건과 상관없는 중학생들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경찰의 발표에도 일부 유튜버들은 이들이 사건과 관련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영상을 최근까지 계속 올리고 있다.

‘한강 사망 사건’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일부 유튜브 채널과 커뮤니티, 언론을 중심으로 손씨의 사망경위와 관련된 미확인 정보가 끊임없이 생산돼, 확산하고 있다. 일부 유튜버들은 사실 규명이나 합리적 의혹 제기를 넘어 사건을 ‘영상 조회수 올리기’, ‘후원금 모금’ 등에 활용하는 듯한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19일 유튜브에서 ‘한강 사건’ 관련 콘텐츠를 살펴보면, ‘손씨의 죽음은 타살’이라는 주장이 담긴 다수 영상의 조회수가 각각 수십만을 훌쩍 넘는다. 손씨 사망 경위가 온전히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누리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런 영상이 주목 받고 있지만, 일부 유튜버는 도를 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유투버들은 무속인들을 찾아가 물은 점괘에 근거해 “손씨가 타살을 당했다”거나 “이성문제로 함께 있던 친구와 싸움이 일어났던 것 같다”는 등의 주장을 펼치는 영상을 올렸다. 여러 유튜버가 각각 올린 무속인 영상의 조회수는 10만에서 최대 50만에 달하며 해당 무속인을 홍보하는 문구와 연락처도 함께 달려 있다. 한강 사건을 주제로 영상을 매일 업로드하며 채팅창을 통해 후원금을 받는 유튜버들도 눈에 띈다.

유튜버들은 청년의 죽음에 공감하는 이들의 마음과 수사기관에 대한 시민들의 오랜 불신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해당 영상의 댓글창에는 “이번 사건은 경찰이 아닌 국민을 통해 밝혀지게 될 것”, “이런 억울한 죽음이 ‘권력 수사’로 인해 덮일 순 없다”는 등의 글이 많이 달린다.

그러나 이러한 영상이 높은 조회수와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되며 사건 실체를 규명하는데 혼란을 주고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은 온라인에서 제기된 의혹들을 기사화하고, 유튜버들은 이러한 보도를 재가공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확산시키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기도 하다. 의혹 확산을 막고자 경찰도 최근 수사 내용 일부를 공개했지만, 이를 바탕으로 추가 의혹이 재생산되는 악순환에 빠진 모양새다.

자극적인 콘텐츠로 대중을 도발하는 ‘프로보커터’를 연구한 미디어문화연구자 김내훈씨는 “이 사건도 검증되지 않은 인용 보도를 통해 ‘사이버 레커’(이슈가 터졌을 때 실시간으로 영상을 만들어 조회수를 올리는 유튜버)들이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다”며 “(이들은) 오늘날 (수사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을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가 아니라 오히려 그 원인으로 간주하는 대중들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경쟁이 거세지며 콘텐츠들의 자극적인 강도도 전반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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