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회장에 당선된 김일윤 전 경주대 총장. 연합뉴스
사학비리의 상징으로 꼽혀온 인사들이 출마해 자질시비를 몰고온 헌정회장 선거에서 전 경주대 총장인 김일윤(83)씨가 당선됐다. 헌정회는 전직 국회의원들의 모임으로 김 신임회장은 4선 의원 출신이다.
지난 23일 헌정회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3차 정기총회를 통해 김일윤 회원이 신임 회장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김 신임 회장은 “회원들의 복지 증대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생활이 어려운 회원 전원에게 연로회원 지원금을 지급하고, 매장, 봉안, 수목장 모두 가능한 복합 추모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헌정회는 매년 국회로부터 60여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65세 이상의 회원들에게 매달 120만원씩 원로회원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번 헌정회장 선거는 역대 선거에 비해 과열된 양상을 띄기도 했다. 선거과정에서 김문기 후보와 김일윤 후보가 사학비리와 선거법 위반 등으로 실형을 복역한 사실이 불거지면서 자질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이 과정에서 김문기 후보가 회원들에게 택배로 금품을 보내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벌인 정황도 포착됐다.
한편, 4선 의원 출신인 김일윤 후보도 5선 의원으로 기록한 공보물을 보내거나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선대위원장으로 참여했다’는 등의 발표로 인해 허위사실 기재 논란을 낳았다. 김 신임 회장은 기호 2번인 김동주 후보와 막판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어렵게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ㅈ 전 의원은 “김일윤씨의 당선을 보면서 헌정회의 현실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며 “사학비리의 또 다른 상징인 김문기씨가 당선되지 않은 것을 그나마 위안 삼아야 할 상황”이라고 씁쓸해 했다.
오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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