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해 12월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자녀 입시비리, 사모펀드 관련 의혹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 첫 재판에서 검찰과 정 교수 쪽 변호인은 날 선 공방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정 교수 쪽은 혐의 내용을 부인하며 “(1심이 인정한 사실은) 교과서에 실릴만한 확증편항”이라고 주장했고, 검찰은 “(정 교수 일가가 입시) 시스템의 공정성을 훼손했다”며 무거운 형벌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엄상필) 심리로 15일 열린 정 교수의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정 교수 일가가 그들만의 특권을 이용한 교육 대물림을 시도했고, 이를 위해 위조와 조작으로 법의 한도를 넘은 거짓 증빙 수단을 썼다”며 “그 결과 정 교수의 공범인 조 전 장관이 가재·개구리·붕어라고 일컬은 대다수 학생과 학부모가 믿은 입시 시스템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가재·개구리·붕어 비유는 정 교수의 배우자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12년 자신의 에스엔에스(SNS)에 “개천에서 붕어·개구리·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쓴 대목에 등장하는 내용으로, 검찰이 이 대목을 차용해 정 교수를 비꼰 것이다. 공판준비기일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정 교수는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검찰은 이어 정 교수의 사모펀드 관련 혐의에 대해서도 “청와대 민정수석 부인이던 정 교수가 공적 지위를 오남용해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과 유착한 신종 정경유착”이라며 “고위공직자의 사익 추구를 막기 위한 부패 감시 시스템인 백지신탁시스템을 무너뜨렸고 자본 시장 질서를 훼손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실체적 진실 은폐로 장관 임명 검증권을 침해했다”며 “갑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무고한 타인이 전과자로 전락했는데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 교수 쪽도 비유를 들어 반론을 이어갔다. 정 교수 변호인은 “어떤 사람이 손짓과 발짓으로 말한 뒤 뒷사람들이 이를 옮기면서 점차 내용이 왜곡돼 마지막에 아나운서에게 말한 때는 내용이 (처음과) 전혀 달라지는 한 오락 프로그램처럼 기본적으로 정 교수가 증거인멸을 교사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변론했다.
그는 이어 “편의점 강도가 발생했을 때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피고인과 비슷한 복장이 찍혔고, 피고인이 운전하는 차와 비슷한 차가 찍혔고, 피고인과 비슷한 사람을 봤다는 목격자가 있을 경우 과연 이를 유죄로 인정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배웠다”며 “정 교수의 사건에서도 예를 들어 피고인이 편의점에 있던 시간에 다른 곳에 있었다는 진술도 있었다. 그러나 1심은 정 교수를 위해 거짓말을 했다며 (관련) 진술을 배척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심이 인정한 사실관계 중 특히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에 딸인 조아무개씨가 참석하지 않았다는 부분은 교과서에도 실릴만한 확증편향 사례”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 교수는 지난해 12월 표창장·인턴 확인서 발급에 따른 업무방해,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오는 29일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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