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엘에이치) 직원들의 3기 새도시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기존의 수사단 규모의 10배가 넘는 ‘특별수사단’을 꾸리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고위관계자는 10일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 구성 초안을 마련해 국무총리실에 보고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며 “외부 파견 인원이 들어옴에 따라 일부 인원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수사인력은 77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앞서 특별수사단을 꾸렸던 경찰 수사인력의 규모가 70명 정도였던 것을 고려하면 10배가 훌쩍 넘는 규모다.
특수본은 현재 경기도 시흥·광명 새도시 투기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을 비롯한 18개 시도경찰청 수사인력이 680명을 기본으로, 국가수사본부 소속 경찰과 국세청(20여명)·금융위원회(5∼6명)·한국부동산원(5∼6명)의 파견 인력으로 구성된다.
기존의 3개 시도경찰청(경기남부·경기북부·인천)에서 모든 시도경찰청으로 수사본부를 확대함에 따라 경찰은 전국 모든 지역의 부동산 관련 투기를 다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엘에이치와 관련된 부동산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투기)하는 곳도 있고, 도로 뚫리면 주변 지역, 철도·항만까지 (투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제주도 (신공항) 부지도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전방위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설명했다.
특수본은 수사를 총괄하는 ‘수사총괄팀’과 국세청 등을 통해 접수되는 사건을 분석할 ‘사건분석팀’, 각 시도경찰청에서 금전의 흐름을 분석하고 부당이익 환수를 지원할 ‘자금분석팀’, 외부 파견 기관과의 협력을 담당할 ‘대외협력팀’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3기 새도시 시흥·광명 지구 투기 의혹 수사와 관련해 엘에이치 등의 압수수색이 늦어졌다는 지적에 대해 경찰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경찰청 고위관계자는 “지난주 화요일(3일) 언론보도 이후 수요일 고발인 조사받고 금요일에 (압수수색)영장 신청해 검찰에서 청구됐다”며 “주말에 법원이 쉬어서 월요일 영장 발부되고 집행한 것으로 우리가 느리다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과의 협조 부분에 대해서도 “국무총리 주재로 법무부 장관, 행안부장관, 경찰청장,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만나서 협의했고 유기적으로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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