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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국 풀브라이트재단 이사장 맡는 안병만 외대 총장

등록 2006-01-25 20:17

“공영재단화로 사학분규 모범”…두차례 총장재임중 가장 보람…2월 정년 퇴임 후배 위해 봉사
“북한 젊은 인재들 유학도 돕고 싶다”

10년 이상 끌던 학내 분규를 종식하고 지난 2004년 재단 공영화의 실현으로 학교운영을 정상화시킨 한국외국어대 안병만(65·사진) 총장이 정년퇴임을 앞두고 최근 한국 풀브라이트재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지난 2002년 교수, 직원, 학생대표의 투표에서 모두 1위를 하며 총장에 선출된 안 총장은 “외대의 공영재단화는 사립학교 정상화의 한 모범을 제시한 것으로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깊다”면서 “오는 2월말 퇴임한 뒤에는 선배 학자로서 젊은 학자들의 진로 개척에, 풀브라이트 재단 이사장으로서 한국뿐 아니라 북한의 젊은 인재들에게도 유학의 길을 열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개정 사학법 파동과 관련해, 사학재단의 공영화를 이룩한 한국외대의 사례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데 대해, “개인적으로도 오랫동안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던 학교를 교수·학생·직원 등 구성원 3자의 합의를 통해 정상화시킨 것이 가장 힘들었던 일이자 보람이었다”면서 재단이 정상화되자 학풍도 되살아나고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외부의 평가가 놀랍도록 높아졌다고 달라진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오랜 분규 끝에 재단을 정상화하는 일은 그야말로 산 너머 산이었다. “분규가 발생하고 외부에 의한 임시이사체제가 한번 도입되면 그에 따른 기득권도 형성돼 모두가 만족하는 정상화가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었습니다. 따라서 문제 해결의 핵심은 어떻게 하면 학교 주체들의 사심없고 자발적인 합의를 도출하느냐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국립화, 기업영입, 공영화라는 3가지 대안을 놓고 교수, 학생, 직원대표들이 모두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했고, 여기서 재단을 공영화시킨다는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한다. 안 총장은 “이후 공영화 과정에서 각종 음해와 투서 등 부작용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문제 사학의 정상화에 하나의 ‘모범사례’를 제공했다는 데 외대 구성원들은 자부심을 느껴도 좋다”고 말했다.

2월 말로 정년 퇴임하는 그는 은퇴 후 계획에 대해서는 ‘봉사’를 강조했다.

“수십년 학계에서 쌓은 경험과 연륜을 유능하지만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는 젊은이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한국 풀브라이트재단은 저도 젊은 시절 장학금을 받아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던 만큼 더욱 발전시켜 더 많은 후학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특히 내 임기 동안 북한이 더욱 개방돼 한국뿐 아니라 북한의 젊은 인재들까지 지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중국도 개혁 개방 후 많은 젊은 과학자들이 풀브라이트 장학금으로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가 조국의 발전에 이바지 하고 있습니다. ”

안 총장은 경기고, 서울법대를 거쳐 미국 플로리다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75년 외대 행정학과에 부임했다. 94~98년 한차례 총장을 역임한 뒤, 2002년 학내 구성원들의 직접 선거를 통해 다시 총장직에 복귀하는 보기 드문 기록을 남겼다.

이인우 선임기자 iwlee21@hani.co.kr 사진 한국외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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