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국회 앞서 기자회견 열어 날선 비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개혁 후퇴에 “본질 의심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개혁 후퇴에 “본질 의심돼”
교수·연구자들이 소속된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가 1일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문재인 정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제목으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후퇴 등에 대해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 민교협 제공
문재인 정부는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가? 코로나로 고통받는 시민과 산재와 과로에 목숨을 위협받는 노동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고, 대통령 주변의 특정 정치세력과 일부 열렬 지지세력의 목소리만 드높다. 이 폭주의 끝이 어디를 향하는지 실로 걱정스럽다.
공수처의 설치를 통한 공직비리와 적폐의 일소, 무소불위의 검찰권력에 대한 통제, 그리고 검찰과 경찰 권력 사이에 견제와 균형의 원칙으로 구현되어야 할 검찰개혁은 그 본질을 상실한 권력다툼으로 변질되었고, 이에 시민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다. 국민에 의해 선출된 권력이 아님에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온 검찰과 국정원 등 권력기관 개혁의 역사성과 중차대함을 누가 모르는가? 하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코로나19 재난으로 인해 처절하게 무너져내린 시민의 삶은 검찰개혁만으로는 회복되지 않는다.
입으로는 시도 때도 없이 노동존중을 되뇌고 전태일 50주기의 의미를 기억하자고 강조하는 정부이다. 174석의 유례없는 국회권력까지 장악한 이 정권에 1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국민동의 청원까지 조직하면서 힘을 실어주었는데 정작 전태일3법의 통과 소식은 지금까지도 들리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갔다 올게” 인사하고 집을 나서 끝내 돌아오지 못한 자식이, 형제 자매가, 친구가 하루에 6-7명씩 생겨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계속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 것인가? 산업재해로 먼저 떠나보낸 자식의 기일에 단식을 시작한 부모가 20일 넘게 곡기를 끊고 겨울 찬바람에 풍찬노숙하고 있는데 정부와 여당은 무엇으로 답할 것인가? 인면수심도 이만한 것은 드물다.
코로나19에 대한 대응과 검찰개혁의 중차대함을 개혁과제 완수에 대한 방패막이로 삼지 말라. 시민들의 아우성에 답하지 않는 동안에도 노동조합 활동을 제한하는 노조법 개악,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악 등 차근차근 치밀하게 진행돼온 사실은 이 정부와 여당의 본질을 의심하게 한다.
정부와 여당은 아마도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이 없이 여타 사회대개혁도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권력기관 개혁과 주거와 교육 불평등 해소와 코로나19 위기 대응 등 민생 개혁에 선후가 전혀 없다. 모두가 시급하며 혹시라도 순서가 필요하다면, 선후가 바뀌었다. 검찰개혁을 강단있게 추진할 힘도 결국 불평등 해소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통해 나아지는 삶을 경험하는 시민의 지지로부터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탄생은 자기들만의 검찰개혁에 목매다는 일부 정치권이나 열성 지지자들로부터 나온 것이 아님을 기억하라. 문재인 정부는 촛불 시민의 권력을 대신 집행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거대한 민심의 심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지난 3년 반을 철저히 반성하고 지금부터라도 국정의 대전환을 이뤄내라. 정치개혁, 사회개혁, 민생개혁, 교육개혁의 모든 과제를 점검하여 다시 시작하고, 정진하라.
제대로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즉각 제정하라
노동개악 시도 즉각 중지하라
불평등 해소와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한 민생 개혁 철저히 시행하라
사학법 개정과 대학개혁을 적극 추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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