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4월24일 오전 경찰 조사를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청사로 호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라임)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4월 말 구속 이후 여권 정치인 로비 의혹을 진술한 뒤 번복한 배경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여권 로비에 대해서 사실이 아니라고 재차 주장한 것이다.
김 전 회장쪽은 16일 입장문을 내어 “15일 검찰 조사에서 ‘앞선 4월 조사에서(여권 정치인 로비가 있었다고)진술한 것은 검사 출신 ㄱ변호사로부터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잡으면 보석으로 나갈 수 있다는 제안을 듣고 기억을 틀어서 진술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락현)은 전날 오후 2시부터 5시간가량 김 전 회장을 불러 여권 정치인을 상대로 로비 의혹을 조사했다.
김 전 회장은 올해 4월 체포된 이후 검찰 조사에서 강 전 수석과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권 인사를 상대로 로비를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이후 옥중 입장문을 통해 “정치인들에게 돈을 준 적이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에 대해 김 전 회장 쪽은 수원구치소 등에 구속됐을 당시 접견을 온 ㄱ변호사의 제안으로 보석을 받기 위해 여권 로비 관련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ㄱ변호사로부터 ‘검찰에 가면 무릎부터 꿇어라’, ‘강기정을 무조건 잡아라, 그러면 보석으로 나가’라는 등의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ㄱ변호사는 김 전 회장이 폭로한 ‘검사 술접대 의혹’ 당시 술자리를 주선한 것으로 지목받으며 지난 8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아울러 김 전 회장은 로비 의혹을 수사한 검사로부터 명시적이진 않으나 무언의 압박을 받아 기억을 왜곡해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진술을 하다 보면 (검사가) ‘이렇게 되면 다 틀어지고 입증 안 돼서 회장님과 제가 재판 가서 공격을 받아요’라는 말을 들었다”며 “검사가 제시하는 다른 참고인 진술 등을 들으며 기억이 없음에도 기억을 설정하고 살짝 틀어 진술한 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전 회장의 주장에 대해 ㄱ변호사는 “김봉현씨의 말에 대해 더이상 대응할 필요가 없고 재판을 통해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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