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이 안 보일 때는 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74001.html
13일 오전 서울 등 수도권에 눈이 제법 왔다. 비로 바뀌며 대부분 녹았지만, 눈이 쌓였더라도 코로나19 시대의 눈싸움은 예전과 같지 않을 것 같다.
대신 눈싸움 영상을 하나 소개한다. 무려 124년 전인 1896년에 찍은 영상이다. 영화의 시조로 불리는 프랑스 뤼미에르 형제가 프랑스 리옹에서 찍은 52초짜리 흑백영상이다. 이 영상이 올해 러시아에서 보정을 거쳐 컬러화됐다.
12명 정도의 남녀 어른이 전투 수준의 눈싸움을 벌인다. 거의 모든 이들이 상대방의 머리를 겨눠 전력 투구한다. 그 한복판으로 한 대의 자전거가 용감히 들어온다. 말그대로 눈폭탄이 자전거를 탄 남자에게 쏟아진다. ‘헤드샷’을 정통으로 맞고 쓰러진 남자는 모자를 버린 채 오던 길로 자전거를 타고 허둥지둥 도망치기 바쁘다.
19세기와 21세기 싸움의 기술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