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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네가 찌른거 아니야” 비위 신고자 색출하려 집합시킨 대대장

등록 2020-11-18 11:21수정 2020-11-18 13:24

군인권센터 “내부 고발자 색출 대대장 엄중 처벌해야”
한 포병부대가 자주포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포병부대가 자주포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육군의 한 대대장이 자신의 비위에 대해 부대 간부들이 상부에 제출한 ‘마음의 편지’ 작성자를 수개월간 색출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육군 3사단 71포병대대장이 5개월에 걸쳐 부대 간부들을 집합시키거나 개인적으로 불러내 상급부대로 제출한 ‘마음의 편지’ 작성자를 색출하려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군인권센터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6월 말 육군 3사단 71포병대대 장교들은 사단 집체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사단 감찰참모 주관하에 근무 여건과 부조리 여부 등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했다. 이때 일부 장교들은 부대장의 거친 언행과 각종 대회와 평가에서 1등을 하지 못할 때 대대장이 인사 불이익을 암시했던 일에 압박을 느꼈다는 내용을 작성해서 제출했다.

이후 대대장은 약 한 달 동안 장교들을 대대장실에 집합시켜 “나도 감찰부에 아는 선배가 있고 너희들이 쓰면 내가 모를 줄 아느냐”며 작성자를 찾아내려 압박했다. 그래도 밝혀지지 않자 대대장은 장교들을 따로 호출하여 면담을 진행했다고 한다.

대대장의 색출 시도는 최근까지 이어졌다. 지난달 20일 초급장교 ㄱ씨는 대대장으로부터 “너 나한테 할 말 없냐, 마음의 편지가 들어왔는데 네가 쓴 거 아니냐”. “간부들의 열악한 근무 여건, 간부 사이의 폭언, 신고하면 신고자를 색출하려 드는 71대대의 분위기, 이런 내용이 적힌 마음의 편지인데 네가 쓴 거 아니냐” 등의 내용으로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ㄱ씨는 대대장이 인사 평정과 관련해 불이익을 주겠다고 말하며 신고자를 밝히기 위해 자신을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대대장이 군인권센터에 상담한 장교들까지 집요하게 색출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9일 대대장은 장교 ㄴ씨에게 “혹시 군인권센터 같은 곳에다 제보했니?”라고 묻고 ㄴ씨가 이를 부인했음에도 휴대전화와 녹음파일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ㄴ씨는 대대장이 자신에게 “외부기관에 신고하고 그러는 거 잘못된 거야”, “남자 대 남자로 신고 안 한다고 나한테 약속할 수 있어?”, “난 처벌 받을 거 없어. 그런데도 네가 신고하면 너 정말 큰 코 다쳐” 등의 말을 하며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수많은 사건·사고의 사례로 미루어 볼 때 신고 체계의 무력화는 곧 사건·사고로 이어지는 심각한 문제”라며 “신고자를 색출하고자 한 71포병 대대장에 대한 엄중 처벌과 즉각 보직해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군인복무기본법) 45조를 보면 누구든지 신고 등을 이유로 신고자에게 징계조치 등 어떠한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무조건상의 차별대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아울러 군인권센터는 “신고 사실과 신고자를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피신고인인 대대장에게 통보하여 신고자 보호 의무를 내팽개친 육군 3사단 감찰실도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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