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4월 경찰 조사를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청사로 호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사태 핵심 인사로 ‘검사 술접대 의혹’을 폭로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자신의 통화 녹취록을 토대로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에게 2억5000만원을 줬다’고 보도한 <시사저널>에 대해 “사실무근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회장 쪽 변호인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오늘 변호인 접견에서 김봉현 회장이 ‘(시사저널이 보도한) 녹취록이 제가 지인과 통화한 내용은 맞지만, 시사저널이 명백히 오보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시사저널>은 김 전 회장이 체포되기 전인 지난 3월20일·4월20일 최측근과의 통화 녹취록을 입수해 “(김 전 회장이) 김 사무총장에게 2억5000만원,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억대 로비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 전 회장은 문제의 돈은 “자신과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와 오간 돈”이라고 반박했다. 광주 <문화방송>(MBC) 사장을 지낸 이 전 대표는 김 전 회장에게 정관계 인사를 소개한 ‘연결고리’로 꼽히는 인물이다. 김 전 회장은 변호인을 통해 “(정치인들에게 돈을 줬다는) 녹취를 보면 ‘형은 2억5000만원 줬으니까’라고 말하지 않고 ‘2억5000만원 출발이었으니까’라고 말했다”며 “2억5000만원은 김 총장에게 준 돈이 아니라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이강세와 저 사이에서 오간 돈을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회장 쪽이 공개한 내용을 보면 녹취록에는 김 전 회장이 측근에게 “2016년도 선거 때도 민주당 김모 의원, 장관인사, 부산의 모 유력 의원 ○○○식당 가갖고(가서) 돈 준 것들이 있다고 얘기해. 실제로 형이 돈을 다 줬으니까. 형은 2억5천 출발이었으니까. 뭔 말인지 알았냐?”라는 대목이 있다. 또 “그때 부산에서. 김영춘(의원)이한테 직접 형이랑 가 갖고 돈 주고 왔단 말이야. 응! 그리고 저 기동민이한테는 두 차례 걸쳐서 거의 억대 갔어. 한 세 차례 갔겄(었)구나”라는 발언도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회장은 “제가 이강세씨에게 돈을 준 것을 말한 것이고, (식당에 간 것도)이강세씨와 함께 갔다는 취지이고, 제가 김영춘 총장에게 돈을 줬다는 취지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해당 통화 녹취가 정치인 로비를 이야기한 게 아니라 이강세 전 대표를 공격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당시 이강세씨가 저와 제 주변인들을 고소하고 언론 기사 등으로 공격하던 시기였고, 통화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이강세 측을 공격해야 한다고 제안해 제가 흥분한 상태였다”며 “이강세와 제 사이에서 오간 돈이 2억5천 정도가 있었던 터라 그런 내용을 기자에게 던져주면 기자가 스토리를 만들 것(보도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던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시사저널> 보도에 대해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과 기동민 의원은 “가짜뉴스”,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12~13일 김 전 회장과 <시사저널>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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