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의 전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4월 경찰 조사를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청사로 호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펀드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 쪽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연이은 입장문에 대해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광주 <문화방송>(MBC) 사장을 지낸 이 전 대표는 김 전 회장에게 정관계 인사를 소개한 ‘연결고리’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 전 대표를 대리하는 정진경 변호사는 22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환승) 심리로 열린 공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회장이 낸 입장문은 진술 신빙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 입장문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하루 전인 21일 언론에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건넬 5천만원을 이 전 대표가 배달사고 냈을 가능성도 있다’는 취지의 2차 입장문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정 변호사는 “김 전 회장이 지금 라임 주범으로 몰린 상황에서 (혐의에 대한) 관심을 돌려야 하지 않겠나. 그런데 그쪽에 관심을 가져주면 김 전 회장만 도와주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이 전 대표가 강 전 수석에게 전달하겠다며 김 회장으로부터 5천만원을 건네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증거부족’이라고 강변했다. 정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여는 조건으로 받은 1천만원이고, 우리 쪽에서 검찰에 먼저 시시티비(CCTV)를 봐달라고 했는데 (검찰은) 영상이 남아있지 않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김 전 회장 진술 말고는 제대로 된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또 “검찰도 이번에 김 전 회장에게 당해보니 알 것 아니냐. 열심히 일한 검사들도 김 전 회장의 입장문으로 곤란할 거다”라며 “그러면 김봉현 말만 듣고 기소된 피고인 마음도 알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 쪽은 2019년 7월 스타모빌리티 대표로 임명된 뒤 정치권 로비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전직 엠비시 사장 등과 함께 구명활동을 벌였다는 건데 이 전 대표가 그 사람과 만나는 자리에 김 전 회장이 인사한다고 와서 점심값 내주고 간 게 전부다”라고 말했다.
다만 김 전 회장에게 여권 인사 등을 소개해줬다는 의혹에 대해선 “몇몇 인사를 소개해줬을 가능성도 있지만 라임사건과는 별개”라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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