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언론에 공개한 두번째 ‘친필 문건’.
‘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검찰 출신 변호사를 통해 접대한 현직 검사 3명이 모두 ‘대우조선해양 수사팀 검사들’이라고 특정했다. 또 수원여객 횡령 사건 당시 구속영장 무마 로비가 실제로 통했다고도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21일 공개한 두번째 친필 문건에서 이아무개 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에게 술접대를 한 건 “확실한 사실”이라며 “이들은 예전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서 (이 변호사와)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고 밝혔다. 2016년에 구성된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했고 당시 이 변호사는 수사팀의 일원이었다. 김 전 회장은 “(최근 법무부의 감찰) 조사 받을 당시 사진으로 2명을 이미 특정했다”고 덧붙였다. 검사 술접대 주장에 대해 이 변호사는 “술자리 참석자는 나를 포함해 3명이었으며, 1명은 검찰 출신 변호인이었고 또 다른 1명은 검사가 아니었다”고 반박한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이 변호사가 윤석열 검찰총장과 매우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해 신뢰를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가 “윤 총장과 같이 살고 있는 서초동 아파트 사우나에서 총장을 만났다” “총장님 모시고 상가집 다녀왔다”고 했고 “네가 청문회 준비 경험이 있으니까 우리 청문회 준비팀을 도와줘라”고 했다는 윤 총장의 말을 전했다는 것이다. 라임 로비와 검사 술접대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수사팀(팀장 김락현)은 이날 서울 충정로에 있는 이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김 전 회장은 또 “수원여객 사건 당시 수원지검장에게 영장 발부 기각 청탁이 실제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수원지검장 부탁으로 친형을 보호하고 있었다’는 지인에게 실제로 5천만원을 전달”했고 “실제로 한동안 영장 발부가 안 된 게 사실”이라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이 말하는 ‘수원지검장’은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이며 그의 친형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다. 윤 전 서장은 2012년 뇌물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던 중 국외로 도피했다가 이듬해 국내로 송환됐지만 2015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주광덕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7월, 윤 전 서장을 뇌물 혐의로 다시 고발했다. 지난 19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윤 총장의 지휘를 배제한 사건 중 하나다. 그러나 당시 수원지검장이었던 윤 부원장은 “2019년 12월 수원여객 자금 160억여원 횡령 사건으로 경찰이 (김 전 회장) 영장을 신청했을 때 영장을 반려하거나 기각하지 않고 바로 청구했다”며 “수원지검장 재직 당시 경찰에서 수사 중인 수원여객 자금 횡령 사건을 담당 검사로부터 보고받고 철저한 수사지휘와 영장 청구를 당부했다”고 반박했다.
김 전 회장은 “이종필 라임 부사장이 도피 당시 검찰 관계자들로부터 도피 방법 등 권유와 조력을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이 부사장은 김 전 회장과 도피 중 지난해 4월 체포됐다. 지난 8일 재판에서 “이강세 대표를 통해 강기정 전 청와대 수석에게 5천만원을 전달했다”고 증언한 뒤 면담한 검사가 “나를 보고 아주 환하게 웃으며 ‘증언 아주 잘했다’고 칭찬해줬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강기정 전 수석) 그분을 한번도 뵌 적이 없다. 이강세 대표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돈을 준 것 또한 사실”이라고 했지만 “둘 사이에 금품이 오갔는지 본 적도 없고 (이 대표가) ‘잘 전달하고 나왔다’고 말을 명확하게 한 사실도 없다”고 적었다.
김태규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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