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정관계 로비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창문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반사돼 보인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펀드사기 및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핵심 관련자들의 소재 파악과 신병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검찰의 굼뜬 수사로 로비 의혹 규명도 요원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는 이아무개 스킨앤스킨 회장, 정영제 옵티머스 대체투자부문 대표 등 옵티머스 관련 주요 피의자들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마스크 유통 사업 명목으로 회삿돈 150억원을 옵티머스 쪽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 이 회장은 19일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아야 했지만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 회장과 같은 혐의를 받는 동생 이아무개 이사는 법원이 “피해액이 크고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이날 밤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한 서면심리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피의자가 특별한 사유 없이 영장심사에 불출석한 뒤 영장 기한을 넘기게 되면, 검찰은 법원에서 서면심리를 통해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신병 확보에 나설 수 있다.
옵티머스 사태의 핵심인물인 정영제 대체투자부문 대표의 행방도 묘연한 상태다. 검찰은 옵티머스 관계자들로부터 정 대표가 로비 작업을 벌여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엔에이치(NH)투자증권과 옵티머스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지난 6~7월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가 옵티머스 펀드 사기를 수사할 때부터 정 대표의 신병 확보에 나섰으나 행방이 묘연하다. 옵티머스 안팎에서는 정 대표가 ‘중국으로 밀항한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옵티머스의 설립자로 미국에 체류 중인 이혁진 전 대표도 귀국할 기미가 없다. 회삿돈 7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수원지검에서 수사를 받던 2018년 3월 베트남으로 출국한 이 전 대표는 언론과 인터뷰도 하고 있지만 입국은 미루고 있다. 검찰은 범죄인 인도 방식으로 그를 송환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검찰은 최근 옵티머스의 로비스트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업가 기아무개씨와 김아무개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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