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철씨가 2016년 1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일부 유죄가 선고됐던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윤강열)는 6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씨의 표현 방법에 과장된 부분이 보이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담겨 있지만, 글의 주된 동기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비방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위원으로 활동했던 신씨는 2010년 8월 인터넷매체 <서프라이즈> 등에 모두 34건의 글을 올려 정부가 천안함 침몰 원인을 조작했다고 주장해 군과 합조단 관계자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신씨는 당시 ‘천안함의 침몰 원인은 좌초인데도 정부와 군이 북한의 어뢰 공격이 원인인 것처럼 사고 원인을 조작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신씨는 5년여 만인 2016년 2월 1심에서 일부 혐의에 유죄를 선고받았고, 신씨와 검찰 모두 항소해 4년8개월 만에 2심 판결이 선고됐다. 앞서 1심은 “신씨가 허위성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도 자극적이고 경멸적 표현을 사용했고 그 내용이 매우 충격적이어서 공직자 개인을 악의적으로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판단된다”며 전체 34건의 글 가운데 2건을 유죄로 인정했다. 나머지 32건의 글은 사고 원인에 의혹을 제기한 내용인 만큼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