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무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보수단체가 개천절인 다음달 3일 대규모 집회 강행 의지를 밝혔다. 경찰은 3중으로 검문소를 운영해, 차량을 이용한 ‘드라이브 스루’ 집회도 원천 차단할 예정이다.
경찰은 25일 경찰청장과 전국 지방경찰청장들이 참여하는 ‘개천절 집회 대비 전국 지휘부 화상회의’를 열고 “최대한의 경찰력과 장비를 동원해 불법집회를 완벽히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우선 서울시 경계와 주요 한강 다리 위, 사대문 안쪽 등 주요 거점에 3중으로 검문소를 운영해 시위대의 도심권 진입을 차단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100개에 가까운 검문소를 설치해 불법 시위 차량을 회차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대규모 차량시위도 준비·해산 과정에서 코로나 감염 확산 위험이 있다”며 엄정 대처 방안을 마련했다. 불법 차량시위 운전자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도로교통법 등 위반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벌금을 부과하거나 운전면허를 정지·취소하며 차량을 견인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것이다. 또 경찰 대치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무집행방해 등 불법·폭력행위에 대해서도 경찰은 현행범 체포를 원칙으로 하고, 예외없이 사법처리할 예정이다.
8·15광화문집회를 주도했던 ‘8·15 비상대책위원회’는 경찰의 개천절 집회 금지통고에 반발해 이날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와 서경석 목사 등도 애초 계획했던 개천절 광화문 집회는 중단하되 차량 200여대가 행진하는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23일까지 서울시내의 개천절 집회 신고가 909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다음달 11일까지 10명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여서 경찰은 신고인원이 10명을 넘거나 광화문광장 인근에 신고된 집회 등 120건에 대해선 금지를 통고한 상태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