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여성들의 집까지 몰래 뒤따라가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는 모습까지 지켜본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은 20대가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3부(재판장 김우정)는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김아무개씨(25)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7월 새벽 1시께 서울 역삼동에서 귀가하던 여성을 뒤따라갔다. 여성이 사는 빌라의 공동현관으로 들어간 김씨는 여성이 세대 출입문 비밀번호 누르는 것을 바로 뒤에서 지켜보다가 여성이 소리를 지르자 그대로 달아났다. 김씨는 10분 뒤 서울 도곡동으로 이동해 건물에 들어가던 다른 여성을 다시 뒤따라갔다. 여성이 엘리베이터를 타자 계단으로 뒤쫓아 올라갔지만 다행히 여성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뒤였다. 검찰은 김씨를 주거침입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김씨는 공중밀집장소 추행으로 기소유예 처분, 강제추행죄로 벌금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2차례에 걸쳐 여성들의 뒤를 밟아 그들이 거주하는 건물의 공동현관문 안까지 들어가 주거침입죄를 범했다”고 강조했다. “선고유예를 선고받은 범죄전력이 있기는 하나 그 외의 전과가 없는 점, 피해 여성과 원만히 합의한 점, 범행을 인정하고 진지한 반성의 태도를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1심과 달리 사안을 무겁게 본 것이다. 재판부는 이어 “죄질이 가볍지 않고 범행 경위, 범행 후 정황, 나이, 환경 등을 종합하면 1심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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