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취소로 재수감되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7일 오후 성북구 사택에서 경찰과 함께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의 보석이 취소돼 7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법원의 보석으로 석방된 지 140일 만의 재수감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허선아)는 이날 전 목사에 대한 보석을 취소하고 보석보증금 3000만원을 몰취(국가에 귀속)하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전 목사 보석 취소 사유로 ‘형사소송법 102조 2항 5호(지정조건 위반)’를 들었다. 형사소송법에서는 법원이 정한 조건을 위반했을 때 보석을 취소하도록 돼 있다.
전 목사는 올해 4·15 총선 전 광화문집회 등에서 ‘자유한국당 지지’ 발언을 여러차례 한 사전선거운동 혐의(선거법 위반)로 구속기소됐지만 법원은 지난 4월20일 “재판 중인 사건과 관련될 수 있거나 위법한 집회·시위에 참가해선 안 된다”는 조건을 붙여 그를 석방했다. 그러나 전 목사는 8·15 도심 집회에 참석했고 검찰은 보석 조건 위반이라며 보석 취소를 청구했지만 전 목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보석 취소 절차도 중단됐다. 지난 2일 전 목사가 퇴원하자 법원은 서면심리를 거쳐 보석 취소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전 목사가 참가한 8·15 행사가 위법한 집회였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단체 ‘일파만파’가 주최한 이 집회는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100명 규모로 신고됐지만 서울 도심의 다른 집회가 제한되자 이 장소 주변으로 수천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실제 인원이 신고 범위를 크게 넘어섰다. 이에 재판부는 이 집회가 처음에는 적법하게 진행됐더라도 진행 과정에서 위법성이 있었고 연사로 나선 전 목사도 이를 충분히 인식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의 보석 취소 결정에 따라 경찰은 이날 사랑제일교회 사택에서 전 목사 신병을 확보했다. 전 목사는 경찰 호송차에 타기 전 “우리 교회가 방역을 방해한 적 없다는 것을 보건소 공무원들이 다 아는데 언론에서 제가 방역을 방해했다고 하니 재구속되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전체(주의) 국가로 전락한 것 같다”고 주장하며 보석 취소 결정에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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