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율다세프 알리아크바르와 김진하 양양군수. 사진 양양군청 제공
불법체류자 신분에도 화재 현장에서 주민을 대피시키고 구조하다가 화상을 입은 카자흐스탄인 ‘알리’에게 4일 정부의 의상자 증서가 전달됐다.
김진하 양양군수는 4일 군수실에서 율다셰프 알리아크바르(29)에게 보건복지부의 의상자 증서를 전달하고 격려했다.
알리는 지난 3월 29일 오후 11시께 강원 양양군 양양읍의 한 원룸 화재 현장에서 구조를 돕다 화상을 입었다. 2017년 관광 비자로 입국해 일용직으로 일해온 그는 화재를 알려 10여 명을 대피시킨 뒤 건물 외벽에 설치된 가스 배관과 티브이 유선 줄을 잡고 2층으로 올라가 주민을 구조하다 목과 등, 손에 2∼3도의 화상을 입었으나 제대로 치료를 할 수 없었다. 이에 인근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알리의 치료에 나섰고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에 ‘알리씨가 한국에 남아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4일 열린 의사상자심사위원회에서 양양군의 신청대로 알리를 의상자로 인정했다. 알리는 이번 의상자 인정에 따라 법무부에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얻어 조만간 영주권을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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