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오거돈·박원순까지…‘소 잃고도 외양간 안 고쳐’”
서울대학교 총학생회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여당 고위 당직자들의 권력형 성폭력 가해는 잊을만하면 한 번씩 등장하고 있다”며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은 결과”라고 비판했다.
서울대 총학생회의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서울대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는 1일 ‘반복되는 권력형 성폭력, 이제는 끊어낼 때다’라는 제목의 성명문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성명문에서 “박 전 시장이 한 사람의 인권을 처참히 짓밟는 가해를 저지를 수 있었던 건 서울시장 3선의 유력 정치인이었기 때문”이라며 “이 사건은 지난날 학내·외에서 숱하게 자행되어온 권력형 성폭력들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8년부터 서울대에서는 경영대, 자연대, 인문대, 음대 교수 등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이 문제에 분노한 서울대 학생들이 오세정 서울대 총장에 “권력형 성폭력 재발 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총학생회 쪽은 피해자와의 연대 필요성도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문에서 “2차 가해는 권력형 성폭력 문제의 구조적 해결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른 피해자들의 가해 고발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언론과 시민사회는 2차 가해를 중단하고 피해자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극단적인 선택을 함으로써 온당 짊어졌어야 할 도의적·법적 책임을 회피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까지 여당 고위 당직자들의 권력형 성폭력 가해는 잊을만하면 한 번씩 등장하고 있다. 이는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은 결과”라며 “정치권은 반복되는 권력형 성폭력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이번 사건을 비롯해 피해 사실을 용기 내어 고발한 모든 피해자에 대해 연대하자”고 제안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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