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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김이택의 저널 어택] ‘검언유착’ 사건 막판, 보수언론 ‘황당한 물타기’

등록 2020-07-23 21:30수정 2020-07-26 20:07

24일 수사심의위…수사 계속 여부 결정
유력인사 겨냥, ‘언론·검찰 결탁’ 의혹에
조중동은 ‘권언유착’으로 프레임 비틀기
김이택 “본말 뒤집고 문제없을 거란 착각,
언론 스스로 권력 자처하는 오만한 태도”

희대의 검언유착 논란, 보수언론 황당한 ‘물타기’. 한겨레TV
희대의 검언유착 논란, 보수언론 황당한 ‘물타기’. 한겨레TV

‘채널에이 사건’ 관련 수사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습니다. 검찰 고위간부와의 친분을 미끼삼아 취재원을 압박한 혐의를 받는 이동재 전 <채널에이(A)> 기자는 지난 17일 구속됐습니다. 그와 공모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한동훈 검사장도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구요. 24일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가 신청한 수사심의위원회도 열릴 예정입니다. 수사가 계속 이어질지 여부는 이날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정 언론이 검찰과 결탁해 유력인사를 쓰러뜨리려고 했다는 ‘검언유착’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간단치 않은 사건입니다. 그런데 <조선일보> 등 일부 보수언론은 엉뚱한 곳에 초첨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검언유착이 아니라 여권 인사가 개입한 ‘권언유착’, 심지어 ‘윤석열 찍어내기’가 문제라는 게 이들 주장입니다. 이런 차이를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김이택 <한겨레> 대기자는 ‘김이택의 저널어택‘에 나와 “<채널에이> 사건의 본질은 무소불위의 권한을 내려놓지 않고 있는 검찰권력과 언론권력의 부적절한 만남에 있다”고 규정한 뒤 “그런데도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은 사건 초기부터 본말을 뒤집는 프레임을 짜서 보도했다”고 짚었습니다.

‘검언유착’ 논란과 관련해 ‘법원이 정권의 최후 보루가 되고 있다’는 사설을 쓴 조선일보. 한겨레TV
‘검언유착’ 논란과 관련해 ‘법원이 정권의 최후 보루가 되고 있다’는 사설을 쓴 조선일보. 한겨레TV

김 대기자가 제시한 사례를 한번 살펴볼까요. 예컨대 <조선일보>는 4월2일 ’친 조국 세력 집요한 윤석열 몰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습니다. <중앙일보>도 ’채널에이 검찰 녹취록에 여권 일제히 윤석열 때리기’라고 보도했고요.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확인에 나선 게 아니라, 거꾸로 이를 폭로하고 비판한 <문화방송>(MBC)과 여권 정치인을 정조준한 겁니다. ‘검언유착’이라는 사건의 프레임을 ‘권언유착’ 혹은 ‘윤석열 때리기’로 비틀어버린 거죠.

보수언론의 이런 행태와 관련해 김 대기자는 “마음대로 프레임을 짜고 본말을 뒤집어도 아무 문제가 없을 거라고 착각하는 오만방자한 태도, 아마 조중동 같은 유력언론이 스스로를 권력으로 착각하는 게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 방상훈 &lt;조선일보&gt; 사장과 홍석현 &lt;중앙일보&gt; 사주를 각각 따로 만났다고 설명하는 김이택 대기자. 한겨레TV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사주를 각각 따로 만났다고 설명하는 김이택 대기자. 한겨레TV

사실 권력과 언론의 ‘부적절한 관계’가 문제가 된 건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닙니다. 당장 윤석열 검찰총장만 해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던 2018년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사주를 각각 따로 만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언론사 발행인이나 편집인 등이 아니어서 ‘언론활동’에 관한 한 아무런 법적권한도 없는데도 말이죠. 게다가 당시 <조선일보>는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하던 ‘사법농단 사건’ 관련 문건에 9차례나 이름을 올린 언론사였으니, 당연히 이들의 만남이 곱게 보일 수 없었습니다.

‘사법농단 사건 관련 문건’인 ’조선일보를 통한 상고법원 홍보전략’ 보고서. 한겨레TV
‘사법농단 사건 관련 문건’인 ’조선일보를 통한 상고법원 홍보전략’ 보고서. 한겨레TV

검찰 등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언론이 그들과 유착해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스스로 권력을 자처하는 것, 그것이 이번 <채널에이> 사건에서도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게 김 대기자의 설명인데요. 언론과 권력의 부적절한 만남, 그 ‘검은 역사’와 관련한 좀더 깊은 내용은 ‘김이택의 저널어택’ 1회에서 지금 바로 확인해주세요.

이정규 기자 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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