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엔(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10명 중 6명은 10대 청소년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청소년 대상 성범죄 특별예방교육을 예방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가 2일 출범 100일을 맞아 발표한 수사 내용을 보면, 경찰이 특정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660명 중 10대는 408명으로 전체 피해자의 62%를 차지했다. 20대 피해자는 166명(25%), 30대 49명(7%), 40대 24명(4%), 50대 이상 13명(2%)으로, 10대와 20대가 전체 피해자의 87%에 이른다. 피해자의 대부분은 여성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성착취 영상 공유방에 남성 피해자들이 있었다”며 “성별 통계를 별도로 발표하지 않지만 피의자 대부분이 남성이고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현황. 경찰청 제공
이처럼 10대, 20대 피해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경찰은 범인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여성을 범행 표적으로 삼기 때문인 것으로 봤다. 경찰은 “특정된 피해자 660명 중 총 651명에 대해 신변보호와 심리상담 지원 등의 조치를 했다”며 “가정통신문, 포털사이트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디지털 성범죄 경각심을 제고하고, 교육청과 협조해 학교전담경찰관(SPO)이 성범죄 특별예방교육을 실시하는 등 청소년 대상 예방활동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경찰청 특수본은 출범 100일을 맞아 중간결과를 발표하면서 성 착취물 공유방 유료회원과 단순 소지자 등을 연말까지 추적해 디지털 성착취 범죄를 뿌리뽑겠다고 밝혔다. 특수본 관계자는 “‘박사방’, ‘n번방’ 등 주요사건의 남은 범인들을 끝까지 추적하겠다”며 “성 착취물을 본 자도 처벌하라는 게 국민 요구다. 하반기 최우선 과제로 유료회원 등 성 착취물 소지자를 검거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이미 기존에 검거된 범인들의 휴대전화를 분석해 성착취물을 공유한 경로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의 ‘엔(n)번방’ 연속 보도 이후 출범한 경찰 특수본은 이날까지 1112건의 디지털 성범죄에 연루된 1414명을 검거해 145명을 구속했다. 384건에 연루된 666명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고, 728건에 연루된 748명은 계속 수사 중이다.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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