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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AS] ‘조국 일가 사건’ 법원의 첫 판단…정경심 재판에 미치는 영향은?

등록 2020-07-02 04:59수정 2022-08-18 15:55

[뉴스AS]
조국 5촌 조카 일부 유죄 징역 4년
정 교수와 공모, 상당 부분 무죄
증거인멸 부분은 공범으로 인정돼
정 교수 혐의, 다른 재판부 심리중
구속 기간 만료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구속 기간 만료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소병석)는 지난달 30일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7)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조씨 개인의 횡령·배임 혐의는 대부분 인정했지만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공범으로 기소된 혐의는 상당 부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조 전 장관 지명 뒤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로 법정에 선 조 전 장관 일가 사건에 대해 법원이 내린 첫 판단인데요. 앞으로 정 교수 재판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검찰은 지난달 2일 열린 조씨의 결심공판에서 “정치권력과 조씨가 검은 유착을 통해 상호 윈윈을 추구했다”며 징역 6년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이 말한 ‘정치권력’은 조 전 장관 부부를 가리킵니다. 조 전 장관이 2017년 5월 청와대 민정수석에 임명돼 사모펀드에 직접투자 할 수 없게 되자 정 교수가 조씨를 통해 차명투자를 했고, 조씨는 조 전 장관의 공적 지위를 자신의 사업에 활용했다고 본 겁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검찰의 ‘정치권력 유착’ 프레임을 정면으로 깼습니다. 재판부는 “정치권력과 검은 유착을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한 것이 범행의 주된 동기라는 시각이 있지만, 권력형 범행이라는 증거가 제출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정 교수가 공범으로 기소된 혐의는 △허위 경영 컨설팅 계약 관련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이하 코링크) 자금 횡령 △블루코어밸류업1호 사모펀드(이하 블루펀드) 허위 변경 보고 △증거인멸∙은닉 교사 공모 이렇게 3가지입니다. 이 가운데 재판부가 공모혐의를 인정한 부분은 증거인멸뿐입니다.

조씨 판결문을 보면, 정 교수 남매는 조씨에게 2015년 12월과 2017년 2월 각각 5억원을 건넨 뒤 반복적으로 ‘투자’, ‘수익률’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대여금에 따른 이자를 받기 위해 형식적으로 컨설팅 계약을 맺고 10억원의 연 10%에 해당하는 돈을 받은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대여금 5억원에 대한 이자를 조씨가 회삿돈으로 대납한 부분은 유죄로 인정했으나 정 교수와 공모한 것은 아니라고 봤습니다. 정 교수 남매가 세금을 줄이려고 ‘이자’를 컨설팅 계약에 따른 자문료로 꾸민 점을 비난할 순 있어도 횡령 행위에 적극 가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또 재판부는 조씨가 조 전 장관 일가의 자금 14억원을 출자해 새로운 펀드를 별도로 만들지 않고 대신 코링크가 이전에 만든 100억1100만원 규모의 블루펀드를 그대로 인수하는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에 실제 투자 약정금액대로 변경 보고하지 않은 부분도 무죄라고 봤습니다. 조씨가 코링크의 실제 소유주라고 하더라도, 임직원에게 거짓 변경 보고를 시킨 적이 없고 고의도 없었다는 겁니다. 검찰은 정 교수가 ‘편법 증여’를 하기 위해 두 자녀와 함께 블루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봤지만 조씨가 무죄이면 공범인 정 교수에게도 죄를 물을 수 없습니다. 재판부가 다르긴 하지만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게는 유리한 결과입니다.

반면 증거인멸이 인정된 부분은 정 교수에게 불리한 사정입니다. 2019년 8월 조 전 장관이 후보자로 내정돼 사모펀드 관련 의혹이 제기된 무렵 정 교수가 ‘코링크에서 동생 이름이 적힌 자료가 외부에 드러나면 큰일 난다’고 요구하자 코링크 임직원들에게 관련 자료를 숨기거나 없애게 했다는 조씨 자백이 인정됐기 때문입니다. 정 교수는 증거인멸 혐의 말고도 사모펀드와 관련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투자한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제한적이고 한정적인 판단”이라며 “정 교수가 실제 형사적 책임을 지는지는 정 교수의 재판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이제 공은 정 교수 재판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재판장 임정엽)로 넘어갔습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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