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던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이 열린 30일 제주 관음정사에서 신도들이 마스크를 쓰고 경내를 다니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기 부천 쿠팡물류센터와 관련해, 물류센터를 전수검사한 결과 검사 대상자 가운데 2.5~2.9% 정도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방역당국이 밝혔다. 물류센터 집단감염과 연관된 누적 확진자는 30일 기준으로 전체 10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3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경기 부천 쿠팡물류센터 집단발생과 관련해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가 전체 108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중 73명은 물류센터에서 일을 한 사람들이고, 나머지 35명은 접촉자들이다. 전날 낮 12시에 견주면 102명에서 6명이 늘어났다.
방역당국은 부천 쿠팡물류센터와 관련해 전체 검사 대상 4300여명의 83.5%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는데, 이 가운데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온 비율은 “2.5~2.9% 사이”라고 밝혔다. 다만 “14일 잠복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비율은 좀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권 부본부장은 “발생일자 등 여러가지 상황으로 볼 때, 인천 학원강사로부터 발생이 이어진 곳에서 쿠팡물류센터로도 전파가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역발생 또는 물류센터 종사자 가운데 또다른 유행 연결고리가 이어져 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진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에 견줘 39명이 늘었는데, 이 가운데 27명이 서울(9명), 인천(5명), 경기(13명) 등 지역사회, 특히 수도권에서 발생한 감염 사례였다. 이날 신규 확진자가 나흘만에 30명대로 주춤하긴 했지만, 쿠팡물류센터발 집단감염 등 주로 수도권 지역에서 감염 확산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발생은, 전날 12시에 견줘 누적환자가 3명이 더 늘어 전체 269명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경기 광주시에서는 행복한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 1명이 지난 28일에 확진된 뒤로, 접촉자 4명이 추가로 확진을 받았다. 권 부본부장은 “요양보호사가 어디서 감염됐는지 현재 조사 중이며, 클럽이나 물류센터 등과의 연관성은 아직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 영등포구 연세나로학원의 강사 1명이 확진받은 사례는, 학원 수강생 2명과 강사의 가족 5명, 강사의 가족이 운영하는 부동산에서 일하는 직장동료와 그 가족 2명 등 모두 9명의 집담감염으로 이어졌다. 다만 방역당국은 “강사보다 부동산을 운영하는 가족의 증상 발생일이 더 빠르다”고 밝혔다. 쿠팡물류센터와의 관련성보다는 가족으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확한 감염경로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던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이 열린 30일 제주 관음정사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발열검사가 입구에서부터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부산 동래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학부모들이 검체 검사를 받는 학생들을 바라보고 있다. 부산에서는 지난주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등교 수업이 진행된 이후 처음으로 내성고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해외유입 신규 확진자는 모두 12명이었는데, 방역당국은 유입국가로 유럽(3명), 미주(3명), 아랍에미리트(3명), 파키스탄(2명), 방글라데시(1명) 등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중동,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그동안 환자 발생이 적었던 지역에서 환자가 많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전체적으로 해외유입 확진자에 대한 관리를 더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번 주말이 앞으로 2주 동안 수도권의 감염 확산세를 꺾는 데에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주말 동안 필수적인 외출 외에는 모임과 행사를 자제하고 생활방역수칙을 꼭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불교계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던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열었고, 개신교계는 31일 ‘예배 회복의 날’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