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아무개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해 위조 혐의를 받는 표창장 등이 의전원 입시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의 공방이 이어졌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재판장 임정엽)는 허위작성 공문서 행사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에서, 조씨의 의전원 입시 당시 입학 관리 업무를 맡았던 신아무개 교수(서울대)와 김아무개 교수(부산대)의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위조한 동양대 표창장 등을 딸의 입시에 활용해 두 대학 입학 담당자들의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신 교수에게 △대학 성적과 서류심사가 의전원 1차 합격에 실질적 의미를 갖는 것인지 △서류가 기본적으로 진실이라는 전제로 평가를 하는 것인지 물었고, 신 교수는 모두 “그렇다”고 답했다. 재판장인 임정엽 부장판사도 대필 논문으로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에 들어갔다 입학 취소된 성균관대 교수의 딸 사례를 제시하며 “(논문 대필) 사유만으로 입학이 취소된 것이 맞느냐”고 묻자 신 교수는 “그게 맞다고 기억한다”고 답했다.

다만 신 교수는 변호인 신문에서 “(조씨가 낸 서류들이) 서류평가에서 유리하지 않았을까”라고 했던 검찰에서의 진술이 착오라며 이를 바로잡았다. 검찰 조사 당시 조씨의 증빙서류 개수 등을 보고 진술한 것인데 “법정에 오기 전 살펴보니 조씨 성적은 136명 중 108등이었다. 서류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1단계를 통과했다고 한 것은 다른 학생 점수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한 진술”이었다는 것이다. 또 “수상 내역 등은 고교 졸업 이후 활동만 제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며 “(조씨가 낸) 35가지 증빙서류 중 23가지가 고교 시절 활동으로, 대학 시절 활동에 비해 (평가) 비중이 적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고도 했다.

2015년 조씨가 입학한 부산대 의전원에서 서류평가위원회 책임위원을 맡았던 김 교수도 당시 입시에 제출할 수 있는 수상 실적을 총장·장관급 이상의 수상 자료로 한정했던 점을 인정하며 “표창 실적이 유일한 평가자료로 면접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이냐”는 검찰 질문에 “인성 면접에서는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한편 정 교수는 자신의 컴퓨터에서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 파일이 발견된 것에 대해 “다른 업무용 컴퓨터 자료를 백업하거나, 잘 모르는 상황에서 (표창장이) 옮겨진 것 같다. 자세한 경위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누가 백업을 했는지, 컴퓨터 파일 전체를 백업한 것인지 등을 전혀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추가 해명을 요구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