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경기 광주시 퇴촌면 원당리 나눔의 집에 피해자들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광주/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 이사회가 19일 공식 입장문을 내어 “최근 불거진 운영 논란과 관련해 이유를 불문하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호텔식 요양시설’ 건립 계획과 후원금 관련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사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깊은 참회의 말씀을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시민단체가 공동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할머니들의 인권침해와 관련한 의혹의 진위를 확인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달 2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안신권 나눔의집 소장, 김정숙 전 사무국장 등 시설 운영 책임자를 상대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사회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사후에 이른바 ‘호텔식 요양원’을 건립한다는 발언이 이사회에서 나온 데 대해선 “현재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64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적립해둔 점은 “할머니들이 돌아가신 후에도 ‘위안부’ 문제 해결 및 인식 확산을 위한 활동이 지속돼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사회는 후원금이 할머니들을 위해 사용되지 않았다는 보도도 부인했다. “본 법인은 매년 시설 운영비로 1억여원을 전입해왔지만 거주하시는 할머니가 여섯 분이라 시설에서 다 사용하지 못하면 법인으로 다시 입금된 바 있다”는 것이다. 또 이사회는 지난 4월28일 관할 지자체인 경기도 광주시청의 특별감사 사전 결과를 통보받았는데, “후원금 횡령 및 할머니들에 대한 문제는 지적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겨레>가 입수한 2018∼2019년 이사회 녹취영상을 보면, 이사로 재직 중인 스님들은 “호텔식 요양시설을 지어 80명 정도 어르신들을 모시면 충분히 운영하고 앞으로 이윤도 창출할 수 있다” “(후원금을) 100억원 정도 잡아 1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요양원을 짓자”고 말했다.
박다해 이유진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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