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도약 다짐
한때 시민운동단체의 대명사였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9일 올해 운동의 기본방향을 발표하며 제2의 도약을 다짐했다.
1989년 출범한 뒤 시민운동을 이끌었던 경실련은 99년 유종성 전 사무총장의 칼럼 대필 사건으로 촉발된 내부개혁 문제로 진통을 겪으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백화점식’ 운동 방식이 한계를 맞았고, 사회적 문제에 대해 발언을 자제하면서 긴 침체기에 빠졌다. 그 사이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등 후발 단체들이 주목받으면서 경실련은 상대적으로 더욱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경실련은 지난해부터 아파트 값 거품빼기 등 부동산 문제에 집중한 데 이어 올해는 양극화와 가계부채, 세제 등 경제 관련 의제를 설정하는 데 주력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사회적 현안에 입을 다물었다는 비판을 의식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자기 발언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병옥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뉴라이트’가 출범하는 등 시민운동 영역도 정치적·이념적 지향에 따라 어느 정도 분명한 ‘줄서기’가 끝난 것 같다”며, “우리 발언이 그동안 이념적으로 이용되는 통에 침묵해왔는데, 이제는 분명하게 의견을 밝혀 사회 갈등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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