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원격플랙폼 ‘위두랑’이 서비스를 중단했다. 위두랑 누리집 갈무리
중학생·초등학생 두 자녀를 둔 ㄱ씨는 16일 아침부터 원격수업에 진땀을 빼야 했다. 둘째 아이는 집에 있는 컴퓨터를 사용했지만 큰아이는 스마트폰으로 ‘이(
e)학습터’를 보려니 접속이 불가능하다고 나왔다. ㄱ씨는 학교에 문의했지만 담임교사는 “잘 모르겠다”는 대답만 반복했다.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2차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지만 원격수업에 수백만명의 학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접속장애가 잇따랐다. 이날 개학을 맞은 초등학교 4∼
6학년, 중학교 1∼
2학년, 고등학교 1∼
2학년을 포함해 원격수업에 참여한 인원들이 약
400만명에 달한다.
전국 고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 총 312만여명이 온라인으로 개학한 16일 서울 용산구 용산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이른 오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카페 등에는 교육부 산하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제공하는
e학습터에 인터넷 연결이 느리거나 되지 않아 온라인수업을 듣기 힘들다는 글이 폭주했다. 한 학생은 인터넷 카페에 “
e학습터가 너무 많이 끊겨 공부 흐름도 자꾸 끊긴다”며 “공부할 맛이 안 난다. 학교 가는 게 낫겠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
50분 수업인데 온라인클래스에는 영상 13분짜리 하나만 올라와 있다”, “위두랑은 점검하고 있고
e학습터는 로그인부터 접속이 안 된다”, “서버가 터져 수업을 듣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위두랑’은 교육학술정보원의 원격플랫폼이다.
원격수업을 듣는 아이들을 챙겨야 하는 학부모와 교사도 불만을 토로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의 맘카페에는 한 학부모가 “중학생 아이는 한 시간도 안 돼 수업이 끝나고 작은 아이까지 보느라 왔다 갔다 하니 짜증이 난다”며 “누구를 위한 온라인수업이냐”는 글을 올렸다. 육아 카페에는 “출석부터 오류에 수업은 자꾸 끊기는데 딸까지 짜증을 내니 마음이 바쁘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교사는 커뮤니티에 “서버 터지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겐 문의 전화가 폭주하고 있는데 위에선 해결방법이 없다고 한다”며 “온라인 개학 끔찍하다”고 밝혔다.
결국 위두랑은 이날 서비스를 중단했다. 교육학술정보원은 오후에 다시 서비스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약 86만명의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1차 온라인 개학 때도 접속지연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