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하면서, 그에 따른 고용시장의 충격이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 3월 구직급여(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한해 전보다 3만1천명 늘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친 2009년 3월(3만6천명)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1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3월 노동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신규 구직급여 신청자는 15만6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만1천명(24.8%) 늘어났다. 고용부는 전국 고용센터가 한해 전보다 이틀 더 문을 연 영향을 제외하면, 1만7천명가량이 코로나19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증가는 주로 숙박·음식점(7600명)과 사업서비스(4100명), 보건복지(3900명) 등의 업종에서 나타났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폭(전년동월비)도 25만3천명으로, ‘카드대란’으로 경제가 어려웠던 2004년 5월(23만7천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3월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는 한해 전보다 10만8천명(13.5%) 줄어든 반면, 퇴사로 고용보험 자격을 상실한 이는 2만4천명(3.4%) 늘었다.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미룬 영향이다. 특히 29살 이하 청년층 고용보험 취득자가 한해 전보다 2만8700명 줄었다. 이병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 고용보험 사각지대의 특수고용직·일용직 등이 받는 타격이 더 크기 때문에, 실제 고용 사정은 더 나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가장 큰 걱정은 고용 문제”라며 실기하지 않고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주 중 열릴 5차 비상경제회의의 주요 안건으로 고용대책을 다룰 예정이다.
김양진 선담은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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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 가입자 수 및 증감(천명 단위, 전년 동월 대비) 추이. 고용노동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