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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박사’ 검거됐어도 “내가 진짜” …500명 백업방서 공유

등록 2020-04-01 16:33수정 2020-04-01 17:04

“내가 진짜 박사” 주장하는 이도 등장
범죄 전문가 “반사회적 행위로 자신들은 범죄가 아니라고 생각”

‘박사’ 조주빈(24)씨와 공범인 ‘태평양’ 이아무개(16)군이 검거됐지만 그들이 ‘박사방’ 등에서 공유했던 수만개의 성착취 영상은 누군가에게 백업되어 여전히 텔레그램 엔번방에서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조씨 검거 이후 본인이 진짜 박사라고 주장하며 백업해둔 박사 자료를 바탕으로 박사 행세를 하는 이까지 등장했다.

1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현재 조씨가 고액 유료방에서 배포했던 성착취물 자료를 백업했다는 ‘박사 고액방 전체 백업방’에는 558명, 이아무개군이 배포했던 자료를 재배포하는 ‘샘플입니다, 유료방 극강 자료는…방’에는 560명이 입장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사 백업방에 입장한 이들은 ‘여기가 박사 자료 있는 방 맞느냐’, ‘유료 자료는 이게 다냐’ 등의 질문을 남기면서 경찰 수사에 아랑곳 않고 성착취물 공유를 요구했다. ‘영원히 깨지지 않는 ‘박사 티타늄 대피소방’이 있다고 했는데 거기는 어디냐’고 묻는 이도 있었다. 태평양방에는 조씨가 고액방으로 유도하기 위해 이른바 ‘맛보기’라며 풀었던 자료들과 지인 능욕 이미지, 일반인 불법촬영 영상 등이 재배포되고 있었다.

한편, 조씨가 썼던 닉네임인 ‘아티스트 박사’(artistbaksa)를 그대로 쓰거나 박사 뒤에 숫자를 붙인 닉네임 등을 개설해 ‘박사 문의방’을 열고 ‘고액방 입장료 50만원, 박사 자료 30만원’ 등으로 입장권과 성착취물을 판매하겠다는 계정도 생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닉네임을 쓰는 이는 박사의 말투를 흉내내고 박사의 판매 방식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 이들은 박사방에서 유포된 성착취 자료를 다운로드 받아 소장하고 있던 이들로 추정된다.

범죄 전문가는 이들의 행태를 반사회적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1호 프로파일러인 권일용 전 경찰청 범죄행동분석팀장은 “성착취 영상을 재유포하는 이들은 성착취 행위 자체를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는 자기들만의 관념 속에 있는 것 같다”며 “사회적 비난이 일고 있는 중에도 여전히 반사회적 행위를 하는 건 스스로 자신들의 사고에서 이 행위는 범죄가 아니라고 분리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런 행위에 대해 “중대한 범죄로 끝까지 추적해 엄정 사법처리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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