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시위’ 관계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교대역 인근 한 모임공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텔레그램 성착취 ‘박사방’의 피의자 조아무개씨에 대한 강력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20대 남성 조아무개씨가 1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에 분노한 여성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조씨 등은 여성의 존엄성을 훼손한 명백한 살인자”라며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트위터 등을 통해 모인 10~30대 여성들로 구성된 ‘엔(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시위 운영팀’(운영팀)은 이날 서울 서초구 교대역 인근 한 모임공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은 처음부터 금전 취득을 목적으로 미성년자 및 사회초년생의 여성들을 타겟으로 삼은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인신매매다. 조씨를 포함한 텔레그램 박사방에 존재하는 수많은 남성들은 도착적인 성적 욕구 해소를 넘어 여성의 존엄성을 훼손한 명백한 살인자다”라고 밝혔다.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핵심 운영자인 ‘박사’로 추정되는 조씨는 텔레그램을 이용해 여성들을 꾀어내 협박을 통해 성착취 동영상 등을 만들고 이를 유통해 이익을 얻은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운영팀은 기자회견에서 가해자 및 성착취물 구매자들에 대한 처벌을 넘어 디지털 성범죄의 양형기준 상향 등 제도적 개선을 포함한 10가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디지털성범죄 양형기준을 성폭력 범주로 설정 △신종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경찰 매뉴얼과 2차 가해 경찰의 강력징계 △‘아동 유인 방지법’ 입법 △사이버성폭력 전담수사팀의 90%를 여성으로 구성 △성범죄 사건 집행유예 폐지 등의 요구가 담겼다.
요구사항에는 ‘박사’와 n번방 사건 핵심 운영자 ‘갓갓’ 등 주요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청원글이 올라와 하루 만인 19일 오후 현재 8만10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한편 원정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조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이날 오후 2시6분께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조씨는 ‘혐의를 인정하시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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