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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환자들 장기간 격리에 스트레스 심해…상담치료 병행”

등록 2020-03-16 05:00수정 2020-03-16 07:15

인터뷰 l 생활치료센터 경북대병원 이재태 교수

오전·오후 하루 2번 발열 등 체크
“경증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악화
환자 면밀 파악 중요성 더 커져”
2센터 의사 10여명이 490명 돌봐
방호복도 체온계도 모든 게 부족
“의료진 없다 보니 힘에 부치네요”
지난 8일 대구 북구 경북대 기숙사 첨성관에 마련된 코로나19 대구 2생활치료센터에서 투입을 앞둔 간호사들이 방역 관련 교육을 받고 있다.
지난 8일 대구 북구 경북대 기숙사 첨성관에 마련된 코로나19 대구 2생활치료센터에서 투입을 앞둔 간호사들이 방역 관련 교육을 받고 있다.

“경증 환자들이 들어와 있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 환자 상태가 갑자기 악화되는 경우도 있어서다.”

대구 1·2생활치료센터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경북대병원 이재태 교수(핵의학과)는 15일 <한겨레>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현지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지난 11일 새벽에도 이 곳에서 머무르던 51살 환자가 호흡 곤란을 호소해 급히 경북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간암 수술을 받은 적이 있지만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아 지난 8일 생활치료센터로 입소한 경우였다. 응급실로 옮겨진 뒤로는 인공호흡 치료를 받고 있다. 이런 일에 대비해 증상이 악화될 소지가 있는 환자를 미리 세심하게 살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이재태 교수는 “파킨슨병이나 뇌졸중이 있는 코로나19 환자들의 경우,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다가도 간병인 도움이 없으면 지내기가 쉽지 않아 다시 병원으로 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생활치료센터는 대구·경북 지역 환자 폭증으로 병상 확보가 어려워지고 집에서 입원을 대기하는 환자가 늘면서 임시로 만든 치료시설이다. 지난 13일 기준으로 2707명이 입소해 있다. 이로 인해 많을 때는 2천명을 넘어섰던 자택 대기 환자 수도 400명대로 줄었다. 이 교수가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대구 1생활치료센터(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에는 약 140명, 대구 2생활치료센터(경북대 기숙사)에는 490여명의 경증 환자가 입소해 있다.

대구 1·2생활치료센터를 이끄는 이재태 경북대병원 교수(가운데)
대구 1·2생활치료센터를 이끄는 이재태 경북대병원 교수(가운데)

이곳에서 지내는 경증 환자들은 오전과 오후 두번씩 발열 등 건강 상태를 확인받는다. 유전자 증폭 검사(PCR)에서 두번 음성 판정을 받으면 센터를 나가게 된다. 하루 일과가 건강 상태를 확인받는 일 정도 외에는 별다른 게 없는 탓에 상당수 입소자들은 생활치료센터에서 지내는 일을 힘들어한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필요한 물품을 보내줄 수 있는 보호자가 없거나 고령인 환자들은 특히 그렇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집에 10일씩 자가격리됐다가 온 분들도 있다. 환자들이 장기간 격리로 스트레스가 굉장히 큰 상태여서 상담 치료를 지원하는 인력도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현장 의료장비가 부족하지 않다는 취지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 교수는 레벨D 방호복 등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레벨D 방호복은 1인당 하루에 많게는 6벌이 필요한데 방호복이 부족해 비닐가운을 입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며 “환자들 코나 입을 통해 바이러스 검사를 하는데, 방호복을 입더라도 의료진 얼굴 보호가 잘 안 된다. 그래서 ‘얼굴 가리개’가 필요한데 이 또한 수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체온계 부족도 의료진의 고민거리다. 비접촉식·고막형(귓속에 대고 체온을 재는 형태) 체온계는 좀 더 주시할 필요가 있는 환자들 위주로 사용하고, 일부는 테이프 형태로 붙여 쓰는 일회용 체온계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2센터의 경우, 10~12명 정도의 의사가 490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 이들이 2교대나 3교대로 나눠 진료와 유전자 증폭 검사 등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환자들의 고충을 듣고 상황 설명도 해줘야 하지만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쉽지 않은 일이다. 이 교수는 “입소한 뒤에도 병원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아 환자들과의 소통이 중요한데, 의료진이 부족하다 보니 힘에 부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사진 경북대 제공

지난 8일 대구 북구 경북대기숙사 첨성관에 마련된 코로나19 대구 2생활치료센터에서 대구시·경북대병원 관계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 8일 대구 북구 경북대기숙사 첨성관에 마련된 코로나19 대구 2생활치료센터에서 대구시·경북대병원 관계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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